▲똑똑 여물고 있는 조 이삭. 작은 알갱이가 다닥다닥 달렸습니다.
전갑남
조는 늦여름에 큰 이삭이 나와 수많은 잔꽃이 모여 피고, 이삭에 노란 열매가 달립니다. 자디 잔 노란 열매가 나중 좁쌀이 됩니다.
'자갈밭에 서숙을 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조는 아무데서나 잘 자랍니다. 김매기만 몇 차례 해주면 가뭄에도 잘 견디고, 기름지지 않은 땅에서도 흉년들 일이 거의 없습니다.
조를 보니 가을에 오곡백과가 무르익는다는 말이 실감납니다. 조 이삭이 무척 무거워 보입니다. 알곡이 익으면서 무게 때문에 목 가누기가 힘든 것은 어쩔 수 없는 가 봅니다. 여물어가는 조를 들여다보니 예전 생각이 납니다.
"서숙밥 지겹도록 먹었던 기억나요?""쌀은 쬐끔이고, 보리와 좁쌀을 듬뿍 넣어서 말이지!""그땐 배불리 먹는 게 최고였으니까요!""지금이야 건강식으로 조를 넣어 밥 지으면 맛있잖아!"조는 잡곡과 함께 밥을 지어먹었습니다. 조는 한때 보리 다음으로 많이 재배했던 밭작물이었습니다. 식량에 쓸 요량으로 많이도 심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