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희
바쁘게 추석 차례를 마친 엄마를 모시고, 서울에 다녀왔습니다. 엄마가 힘들게 추석을 준비하시느라 고생하셨다는 게 첫 번째 이유였지만, 저도 긴 연휴 동안 뒹굴거리는 것은 심심했으니까요.
서울에 숙소를 잡고, 엄마와 함께 삼청각에 나들이를 했습니다. 역사 속에서 수많은 '흑막정치'의 요람이었던 곳이지만, 이제는 다양한 행사를 치러내는 공간이 되었네요. 공연과 식사가 함께하는 자리였는데, 공연의 '흥'을 맡으신 삐에로 아저씨 모자에 선명하게 자리한 노란리본에 울컥하네요. 감사합니다, 아저씨! 우리 모두, 이대로 잊을 수 없으니까요.
참, 추석날의 나들이라고 엄마랑 한복을 차려입고 서울 시내를 활보했는데, 아이들 몇몇을 제외하곤 우리 뿐이라서 쑥쓰러웠어요. 게다가, 처음엔 부끄러움이더니, 나중엔 불편함이 더 커서 그게 더 힘들었답니다. 한복, 좀 더 편해지면 좋겠는데 말이죠~.
하루 실컷 쉬고는,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는 길에 새로 생긴 몰에 들러서, 7080의 서울을 재현해 놓은 거리에서 잠시 추억여행을 했어요. 엄마는 그 시절이 떠오르시는 듯, 좋아하셨던 영화 <미워도 다시 한 번> 포스터 앞에서 함박웃음을 지으시고 20원을 넣었던 공중전화를 능숙하게 사용해 보이셨어요. '응답하라 1970'이 엄마께는 또 하나의 '벨 에포크'였을까요?
이렇게, 연휴맞이 나들이를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곧바로, 제주도 차례를 마친 둘째동생네가 도착했고, 귀여운 아가들의 활기가 집을 가득 채웁니다. 때마침, 엄마가 기다리시던 비도 와 주시니, 더 좋네요! 감사합니다~ 모두, 즐거운 연휴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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