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갑남
책 읽는 작은 소녀가 참 예쁩니다.
가을 하면 많은 수식어가 붙습니다.
결실의 계절, 풍요로운 계절, 식욕의 계절, 사랑의 계절 등등... 그리고 또 가을과 잘 어울리는 말이 독서의 계절입니다. 가을은 책 읽기 좋은 계절이라는 뜻이겠죠.
가을은 계절적으로 독서하기 좋은 계절임이 틀림없습니다. 가을에는 책을 가까이할 만한 특별한 매력이 있습니다.
더위가 끝나고, 선선한 기운이 감도는 가을에는 책이 잘 읽히는 계절입니다. 거기다 오곡백과가 무르익은 풍요로운 계절이다 보니 마음에도 여유가 생깁니다. 독서를 통해 곳간에 알곡을 차곡차곡 쟁여놓듯이 마음속에 지식을 담아두기에 좋습니다. 마음의 평화가 있는 시간에는 책도 눈에 잘 들어옵니다.
또, 가을은 나뭇잎이 떨어지는 쓸쓸함과 외로움이 있습니다. 이럴 때 책은 외롭고 고독한 마음을 달래주는 데 최고의 선물일 수 있습니다. 감성이 실린 시, 마음에 와 닿은 수필, 영화 속의 이야기가 숨어있는 소설 등의 문학작품은 우리의 마음을 채우고도 남습니다.
바야흐로 독서 계절, 가을이 왔습니다. 어느 소녀가 나무 그늘 아래 책을 읽고 있습니다. 책 읽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에는 초등학교가 있습니다. 강화군 화도면에 있는 화도초등학교입니다. 학생 수가 80명 남짓 되는 아주 작은 시골학교이지요. 예전에는 수백 명이 운동장을 가득 채웠던 학교였습니다.
운동장에서 남학생들이 편을 나누어 공을 찹니다. 여학생들은 한데 모여 수다를 떠느라 부산스럽습니다. 오랜만에 시골 한적한 학교가 생기가 넘쳐납니다.
그런데 운동장 한 곁. 나무 밑 의자에서 작은 소녀가 있습니다. 의자에는 실내화 주머니, 학습 준비물, 가방 등이 놓여있습니다. 소녀가 참 예쁩니다.
나는 소녀의 책 읽는 모습에 이끌려 가까이 가봤습니다.
"애! 너 책 읽고 있구나! 무슨 책일까?"
"<동굴에서 살아남기>라는 책인데요. 너무 재미있어요."
"그래? 열심히 책 읽는 모습이 예뻐."
"감사합니다."소녀는 내 칭찬에 깍듯이 인사를 합니다. 한 장 한 장 넘기며 소녀는 차분히 책을 읽고 있습니다. 사뭇 진지합니다.
"<동굴에서 살아남기>라는 책은 무슨 내용일까?"
"비공개 동굴을 탐험하다 사고가 났어요. 동굴에서 갖은 고생을 하며 탈출하는 이야기와 동굴의 생생한 모습이 그려지는데, 참 재미있어요."
"그럼, 동굴에 대해서도 많은 공부가 되겠네?"
"네. 동굴 속 세상이 흥미진진해요."
소녀는 나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에도 책에서 눈을 떼지 않습니다. 독서삼매경에 빠졌다는 말이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 같습니다.
나는 소녀와 인사를 나눕니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니까 책 많이 읽어! 책 읽고서는 꼭 독후감 쓰는 거 알지?"
"네. 아저씨, 안녕히 가세요!"▶ 해당 기사는 모바일 앱 모이(moi) 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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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마니산 밑동네 작은 농부로 살고 있습니다. 소박한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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