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에 가방을 말리는 사이, 흙사마귀가 찾아와서 알을 낳았습니다.
최종규
흙사마귀 한 마리가 제 가방 한쪽에 알을 낳았어요. 아니, 어느새? 어느 틈에 흙사마귀 한 마리는 제 가방으로 찾아들어 알을 낳았을까요? 몇 분 안 되는 그 짧은 겨를에.
우리 집에는 사마귀가 꽤 많습니다. 풀빛이 감도는 사마귀한테는 '풀사마귀'라는 이름을 붙이고, 흙빛이 짙은 사마귀한테는 '흙사마귀'라는 이름을 붙여요. 사마귀로서 잡아먹을 다른 벌레가 많으니 사마귀도 많으리라 느끼는데, 요즈막에는 마당 한쪽에 뒹구는 사마귀 주검을 곧잘 봅니다. 아마 알을 낳고 스스로 숨이 다한 사마귀이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