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 사용 설명서> / 지은이 김인화 / 펴낸곳 라온북 / 2016년 9월 23일 / 값 13,800원
라온북
바둑이나 장기를 두다보면 '수' 읽기라는 말이 자주 등장합니다. 수읽기란 장기판이나 바둑판에서 앞으로 벌어질 전개 상황을 미리 예측하는 능력입니다. 내가 바둑을 이렇게 두었을 때 상대방이 어떻게 두고, 그 수에 이렇게 응수했을 때 상대방이 어떻게 받을지.
거듭되는 수를 미리 예측해 앞으로 어떤 일이 어떻게 벌어질 것인가를 미리 알 수 있다면 상대방이 할 수 있는 공격에 대비도 할 수 있고, 나에게 유리한 쪽으로 유도하는 것 또한 가능합니다. 그러기에 상대방보다 많은 수를 읽는다는 건 그만큼 우승할 확률이 높다는 얘기가 될 것입니다.
인생 또한 결국은 '수' 읽기입니다. 장기나 바둑 두기와 마찬가지로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또한 앞으로 어떤 일을 겪게 될 것이고, 맞닥뜨리는 일에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나에게 유리한가를 미리 예견할 수 있다면 미리 준비할 수도 있고 비껴 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인생을 살다보면 불가항력적인 일들도 겪게 되지만 법과 제도, 의무와 책임, 조직과 기구 등 시스템적으로 겪거나 감당할 수밖에 없는 일들도 한둘 아닙니다. 세상 어느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게 죽음과 세금이라고 합니다. 죽음이 자연의 섭리라면 세금은 법과 제도적으로 누구에게나 부과되는 현실적 문제입니다.
직장인부터 사업자까지 200% 활용하는 <세무사 사용 설명서><세무사 사용 설명서>(지은이 김인화, 펴낸곳 라온북)는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피할 수 없는 세금과 관련한 '수'를 현실적으로 보다 많이 볼 수 있는 최소한의 방법을 안내해주는 '세금 수읽기' 가이드북입니다.
세무사를 사용할지 말지는 나중입니다. 우선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부담하게 되는 세금에는 어떤 종류가 있으며 그 세금들이 어떻게 부과되는지에 대한 개념을 사례와 설명으로 정리해 줍니다. 다음은 인터넷에 떠도는 세금에 관한 글입니다.
태어났더니 '주민세', 살아있을 때 줬더니 '증여서', 죽었더니 '상속세', 피땀 흘려 노동했더니 '갑근세', 힘들어서 한 대 물었더니 '담배세', 퇴근하고 한잔했더니 '주류세', 아껴 쓰고 저축하니 '재산세', 북한 때문에 불안하니 '방위세'.
황당하게 술에 붙은 '교육세', 월급 받고 살아보려니 '소득세', 장사하려 차 샀더니 '취득세', 사 넘버 달려니 '등록세', 월급쟁이 못해서 회사 차렸더니 '법인세', 껌 하나 샀더니 '소비세', 집에서 가만히 쉬기만 해도 붙는 '전기세와 수도세', 에어컨 좀 켰더니 붙는 '누진세', 배 아파 똥만 눠도 붙는 '환경세'.
이처럼 세금의 종류가 참 많습니다. 세금은 부자들이나 내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껌 하나를 사 씹어도 세금이 있고, 집에서 뒹굴 거리기만 해도 세금이 붙으니 산다는 그 자체가 세금과 무관할 수 없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책을 읽고, 세금에 관해 알아가다 보면 세무사를 왜 사용해야하는지를 이해하게 됩니다. 세무사를 이용하는 것이야말로 세금에 관한한 가장 확실한 수 읽기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위자료 명목으로 넘겨주는 부동산에 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세금 문제가 매우 달라질 수 있다. 등기원인을 '이혼위자료의 지급' 또는 '재산분할청구에 의한 소유권이전' 또는 '증여'로 할 수 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절세를 안내하는 어떤 책들을 보면 일방적으로 '재산분할청구에 의한 소유권이전' 방식으로 하라고 지시한다. 그래야 절세를 할 수 있다고 말이다. 하지만 재산분할을 하고 난 뒤에 타인에게 양도한다면 어떻게 될까? 재산분할 할 때에만 절세하고, 재산분할 후에는 절세를 안 할 생각인가? -120쪽, '이혼하기 전에 세무사를 만나라' 중에서
'이혼하기 전에 세무사를 만나라' 참 뜬금없는 내용 같습니다. 하지만 내용은 이렇습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어떤 책들을 보면 일방적으로 '재산분할청구에 의한 소유권이전' 방식으로 하면 절세를 할 수 있다고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설명입니다.
'재산분할청구에 의한 소유권이전' 방식이 외통수 같은 묘수가 된다면 세금과 관련한 문제들은 그냥 공식화 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자산의 크기와 자산의 종류, 그 자산을 언제,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처분하느냐에 따라 장기적으로 부담해야 할 세금이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세금은 지뢰와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평탄한 인생과 사업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데 생각지도 않게 밟고 마는 지뢰 말이다. 작은 폭죽 수준이면 정신 차리고 조심하면 되지만, 다시 길어나기 어려울 정도의 지뢰로 사처를 크게 받는 일도 있다. 그러므로 항상 조심하고 미리미리 준비하고 대비해야 한다. -121쪽
절세 키워드, 좋은 세무사 고르는 법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세무사를 사용하려면 응분의 대가를 지불해야 합니다. 문제는 세무사 중에도 좋은 세무사가 있고, 그렇지 못한 불량 세무사도 있을 수 있는 게 현실입니다.
기껏 경비를 부담해가며 세무사를 사용했는데 장·단기적으로 별 효과를 보지 못한다면 굳이 세무사를 사용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좋은 세무사를 고르는 것이야말로 세무사를 제대로 사용하는 첫 번째 조건일 것입니다.
책에서는 '좋은 세무사를 고르는 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설명에 따라 체크리스트를 정리하듯 이렇게 살피고 저렇게 확인한 후에 사용하는 세무사라면 경제적 이익은 물론 세금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여유까지도 가져다 줄 유능한 세무사가 분명 있을 거라 기대됩니다.
현실에서 세무사를 사용하는 게 되로 주고 말로 받는 이익이 된다면 <세무사 사용 설명서>를 일독하는 독서는 말로 내야할 세금을 되로 줄일 수 있는 묘수를 찾을 수 있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세무사 사용법
박경민 지음,
라온북,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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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좋아하는 거 다 좋아하는 두 딸 아빠. 살아 가는 날 만큼 살아 갈 날이 줄어든다는 것 정도는 자각하고 있는 사람. '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 浮雲自體本無實 生死去來亦如是'란 말을 자주 중얼 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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