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수제화거리에 위치한 (사)성동제화협회 공동매장
추광규
구두를 사려고 할 때, 고민하는 것이 있다. 발이 붓는 오후 시간에 구매해야 하는지 아니면 발이 붓지 않은 오전 시간에 구매해야 하느냐다.
박동희 회장은 "구두는 편해야 한다. 오전 오후를 막론하고 신었을 때 첫 느낌이 불편하다고 느끼면 안 된다"라면서 "오후 시간에 구두를 고를 때는 약간 타이트 하다는 느낌이 드는 구두를 그리고 오전에는 신었을 때 약간 여유가 느껴지는 구두를 골라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또 좋은 구두를 고르는 요령에 대해서는 "구두는 곡선이 살아있어야 한다. 각선미가 살아있는 신발이 멋지고 예쁘다"라면서 "육안으로 마무리가 깔끔한 것. 미싱 땀수가 일정한 간격일 것. 왁스로 칠해 놓은 제품 말고 가죽 본연의 자연스런 광이 나는 제품이 좋다"라고 말했다.
성수수제화거리의 제품이 좋은 이유에 대해서는 "일단 튼튼하다"라면서 "기계로 대량으로 만들어낸 구두는 가죽이 금방 헤어지고 접착은 물론이고 실밥도 금방 뜯어져 나간다"라고 말했다.
이어 "브랜드 제화업체의 OEM 생산을 하는 공장이 이곳(성수동)에 모여 있어 부자재를 좋은 것으로 사용하고 악세사리 등에서도 차이가 나면서 발바닥에 와닿는 쿠션감이 편안하다"라고 자랑했다.
박동희 회장은 제화업계의 현실적 어려움도 털어놨다. 가장 큰 문제는 젊은 사람들이 이 일을 배우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박 회장은 "우리 업계에서 최고로 젊은 사람이 50대 후반"이라면서 "수입은 어느 정도 보장이 되는데 작업 환경이 열악하다. 본드 냄새에 각종 화학약품 냄새가 나다보니 젊은 사람들이 일 배우기를 기피하는 게 큰 현실적 문제"라고 우려했다.
이어 "우리나라에는 제화와 관련한 전문 서적이 없다. 일본 책이나 독일 책을 가져다가 배우고 있고 매뉴얼 조차 정립이 안 돼 있다"라면서 "부산에는 운동화에 대한 매뉴얼은 있지만 구두 제조와 관련한 매뉴얼이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침대는 과학'이라는 광고 카피가 있지만 구두 제조 또한 더 많은 과학적 지식이 필요로 한다고도 말했다.
박 회장은 "구두 한 켤레를 만들고자 한다면 먼저 패턴을 떠야 하는데 여기에는 발이 움직이는 몇 밀리미터 좌우 공차까지 계산해야만 하고 편차가 집중되지 않게끔 하는 세밀한 과학성이 요구된다"라면서 "이 같은 기술이 후대에게도 이어지게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같은 현실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동으로 작업할 수 있는 장소를 정부지원을 받아서라도 만들어 작업환경을 개선하고자 한다. 또 이를 통해 전통 수제화의 맥이 후대에게 이어지게끔 하고 싶다"라고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