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부산고등검찰청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가 열린 검찰청사 내 주차장에 의원들을 위한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검찰청은 민원인을 위해 운영하는 주차장에 있는 차들을 이동 주차해 의원 차량을 주차했다.
정민규
사실 이런 일이 한두 번은 아니죠. 국감 기간 철저히 '을'이 되는 경험을 하는 피감기관들이 '갑'인 국회의원을 위해 과잉의전을 해 문제가 된 일 말입니다. 이날 국감에서도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엘리베이터걸 문제를 이야기하며 과잉의전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이건 비단 엘리베이터걸에서만 끝난 일이 아닙니다. 법원에서 국감이 열리고 있는 동안 바로 다음 국감이 예정되어있는 부산고등검찰청 직원들은 분주히 주차장을 뛰어다니고 있었습니다. 저마다 전화기를 들고 차량의 이동 주차를 부탁하고 있었죠.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의원님들 타실 차량을 주차해야 했거든요. 딱 20m만 옮겨주면 안되냐는 부탁을 듣고 있자니 이분들도 딱했지만, 조금이라도 걸으면 큰일 날 것으로 비치는 의원님들의 체력도 큰일이다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법원에 엘리베이터걸이 있었다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부산항만공사 등에 대한 국감장에서는 '웨이터'가 있었죠. 김영란법의 시작으로 각자 내기 문화가 생기고, 국감에서도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는 문화가 정착되어가는 것까지는 좋았습니다. 그런데 이날 왁자지껄한 구내식당 한쪽에는 의원님 전용 식사구역이 마련됐습니다.
다들 식판을 들고 밥을 받아먹는 구내식당이었지만 의원님의 식사는 비표를 단 젊은 직원들이 날라주었죠. 참고로 올해 부산항만공사의 신입사원 경쟁률이 200대 1이었다죠. 그 바늘구멍 뚫고 들어와 의원님 식사 서빙을 했던 직원들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엘리베이터걸 운영 금지법'이라도 만들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