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 강길부 "선거법 기소? 나는 구색 맞추기 희생양"

선거법 위반 기소에 반발... 지역에선 '비박·친박 싸움 연장전' 분석도

등록 2016.10.16 15:48수정 2016.10.16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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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3선 중진인 울산 울주군 강길부 의원이 지난 6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누리당이 국민공천 약속을 지킬 것" 요구하고 있다. 강 의원은 12일 공천심사에서 자신이 탈락하자 무소속 출마를 강하게 시사했다.
새누리당 3선 중진인 울산 울주군 강길부 의원이 지난 6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누리당이 국민공천 약속을 지킬 것" 요구하고 있다. 강 의원은 12일 공천심사에서 자신이 탈락하자 무소속 출마를 강하게 시사했다. 강길부 의원실

올해 4·13 총선 당시 울산광역시는 6개 지역구 중 3곳에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6개 지역구를 차지하고 있던 새누리당으로서는 충격적인 결과였다.

무소속 3곳 중 2곳은 진보 후보가 당선됐지만, 1곳은 새누리당을 탈당한 3선 중진의 강길부 의원(울산 울주군)이 당선됐다. 당시 강길부 후보는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하자 "국민공천이 아니라 계파사천이다. 국민을 두려워하라"며 반발했고,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관련기사 : 공천 탈락 강길부 "계파사천" 반발, 무소속 출마 시사)

선거 후 강길부 의원은 새누리당에 복당했다. 하지만 강 의원은 지난 11일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기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강 의원은 4·13총선 전인 올해 4월 초 후보자 책자형 선거공보에 '울주군에 있는 울산광역시 지방도를 국도 지선으로 승격시켰다'는 취지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강길부 의원은 16일 이번 기소에 대해 입장을 내고 "야당 중진의원들을 기소하는데 여당 4선 의원으로 구색 맞추기한 것이다, 나는 희생양으로 들어간 것"이라며 반발했다.

선거법 위반 기소, 친박·비박 갈등의 결과물? 

강길부 의원은 "언론에서 이번 기소는 불공정하고 편파적이라고 보도하고 있다"면서 "선관위에 고발된 일부 국회의원은 무혐의를 받았고, 저의 경우 고발도 되지 않고 울산시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이기광)로부터 서면 경고를 받았지만 기소가 되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강길부 의원실은 16일 기자와 통화에서 "'지방도를 국도 지선으로 승격시켰다'는 것은 현재 진행되고 있어 전혀 거짓이 아닌데도 막판 기소된 것은 의아하다"면서 "김종훈(무소속·울산 동구) 의원이 선거 책자에서 '울산 동구 국회의원입니다'로 기재해 고발당했지만 무혐의 처리된 것과도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지역 정가 일각에서는 '새누리당 친박·비박 간 갈등의 연장 선상에서 강 의원의 선거법 위반 기소와 의혹 제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총선 때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 대한 욕설로 물의를 일으킨 윤상현 의원은 경선 발표도 나오기 전 "(강길부 의원과 공천 경쟁을 벌이던) 김두겸 의원을 지지한다"는 동영상을 찍어 주민들에게 배포한 바 있다. 당시 강 의원은 친박실세 개입을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했고, 결국 탈당 후 무소속 출마했다.


당시 강 의원이 반발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그중 하나가 울산 남구 의원과 남구청장을 역임하며 남구 지역구에서 텃밭을 가꾼 김두겸 후보가 울주군 공천권을 거머쥐는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이다. 강 의원은 '비박으로 분류된 자신을 친박에서 제거하려 한다'는 음모론을 제기했다.

공천 배제 후 무소속으로 출마한 강 의원은 생방송 선거 토론에서 '새누리당의 김두겸 후보가 2년 전 남구청장을 사퇴하면서 한 공직자 재산신고 건물란에 아파트 1채를 신고했지만 총선 재산신고에서는 10채가 늘어난 건물 11채로 신고했다'며 재산증식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관련 기사: 새누리당 김두겸 후보, 2년 만에 건물 10채 증가 논란)

당시 김두겸 후보에 대한 갖가지 의혹들이 SNS에 번졌고, 김두겸 후보 측은 그 배경을 강길부 의원 측으로 봤다. 따라서 지역 정가에서는 친박 실세를 등에 업은 김두겸 후보가 선거 후에라도 강길부 의원을 공격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결과적으로 강길부 의원은 총선 공소시효 막바지 검찰에 기소됐다. 이에 강 의원이 의혹을 제기하고 나선 것.

강 의원은 이날 입장발표에서 "언론에서 소위 비박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지난 4·13 총선에서 (새누리당)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출마하여 당선되었다"면서 "이후 복당이 되었지만 저를 지지하였던 시군 의원들은 선거가 끝난 지 6개월이 지났음에도 아직도 복당이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강 의원은 "무소속으로 당선돼 새누리당에 복당된 7명의 의원들 중 저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탈당한 시·군의원들은 거의 복당이 되었는데도 울주군에서는 복당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런 마당에 야당의 중진의원들을 기소하는데 제가 여당 4선 의원으로 구색 맞추기의 희생양으로 들어간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강길부 의원은 "이제 기댈 곳은 이 시대 정의의 마지막 보루인 법원뿐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국회의원의 모든 특권을 버리고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재판을 받겠다. 진실이 무엇인지 법원이 국민들께 밝혀주실 것이라 믿고 성실히 재판에 임하겠다"고 주장했다.
#울주군 강길부 #선거법 #비박 #친박 #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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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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