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이화! 비리척결!" 교수,학생 한목소리미래라이프대 설립과 '비선실세' 최순실 딸 부정입학 및 학사특혜 관련 논란으로 사퇴요구를 받아온 이화여대 최경희 총장이 19일 오후 교수들의 대규모 사퇴 촉구 기자회견 직전 전격 사퇴를 발표했다. 최 총장의 사퇴 발표에서 불구하고 교수들은 서대문구 이화여대 본관앞에 모여 예정된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발표했다. 기자회견에는 80여일째 본관점거농성중인 학생들을 비롯해 수천명의 학생들이 참여해 교수들을 지지했다.
권우성
특혜 의혹 파문에 휩싸인 이화여대의 모습은 마치 대한민국의 현실을 그대로 옮겨 놓은 모형같다. 그속에는 '우병우'가, '최순실'이, '차은택'이, 그리고 '대통령'이 겹쳐 보인다. 불법과 부정, 특혜와 특권으로 얼룩져 있는 이화여대가 대한민국의 축소판이라면, 제기된 의혹들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최 총장은 제2의 '우병우', '최순실', '차은택'이다.
우병우 민정수석은 '진경준·넥센 게이트' 외에도 제기된 의혹만 10가지가 넘는다. 대한민국 권력서열 1위라는 최순실씨는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최근에는 페이퍼컴퍼니에 이어 대통령의 연설문까지 일일이 고쳤다는 증언까지 제기됐다. 문화계의 황태자 차은택씨 관련 의혹도 한둘이 아니다. 여기도 의혹, 저기도 의혹, 곳곳이 의혹 투성이다. 대한민국이 달리 '의혹 공화국'라 불리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빗발치는 경질 요구에도 대통령은 끝내 우병우 민정수석을 지켜냈다.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는 최순실씨 의혹에 대해서는 "비상시국에 난무하는 비방과 확인되지 않은 폭로성 발언들은 우리 사회를 뒤흔들고 혼란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일거에 일축했다. 그날 이후 최순실·차은택 관련 의혹들이 속속 터져 나오고 있지만 대통령은 여전히 묵묵무답이다. 국민들 사이에서는 "이게 나라냐"라는 자조섞인 말들이 쉽게 오간다. 한숨이 절로 나오는 시절이다.
부정, 불의에 맞선 그들의 끈기와 열정그래도 희망의 씨앗 하나를 이대인들에게서 발견한다. 부정과 불의를 맞서는 그들의 끈기와 열정이 그렇다. 그들은 학교의 명예와 위상을 추락시키는 학내의 부정과 비리, 특혜 의혹의 진상규명을 줄기차게 요구했고 실력행사도 마다하지 않았다. 최 총장이 사퇴한 날에도 교수와 학생들 수백 명이 본관 앞에 모여 특혜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시위를 전개했다. 지난 여름에는 평생교육단과대학 설립을 추진했던 최 총장의 독단과 독선에 맞서 본관을 점거하며 저항하기도 했다.
만약 이대인들이 최 총장의 독단적 학사 운영과 학내 부정 비리 등에 눈감고 침묵했더라면,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외면했더라면 어땠을까. 교육의 질을 저하시키고 대학을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평생교육단과대학 설립이 중단되었을 리 없고, 최 총장이 물러나는 일 역시 없었을 터다.
어제 이대인들은 단순하지만 아주 강력한 메시지 하나를 이 사회에 던졌다.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부정과 비리, 부조리와 모순을 깨뜨리기 위해서는, 해소되지 않는 의혹의 진상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외치고, 외치고, 또 외쳐야 한다. 세상은 그렇게 진화해 왔고, 진화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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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 사퇴 이끌어낸 이대인들, 그 대단한 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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