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칸방에 인공지능 '우렁각시'가 살아요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nugu) 사용후기

등록 2016.10.25 15:57수정 2016.10.25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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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nugu)' 사용 후기


SK텔레콤은 지난 9월 1일 국내에선 최초로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nugu)'를 출시했다. 아마존의 말하는 인공지능 스피커 '에코'처럼 한국 말을 알아듣는 인공지능 스피커다. 음성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한 AI 개인비서와 스피커가 결합된 서비스다.

버튼이나 스위치가 아닌 대화를 통해서 음악과 날씨, 시간, 일정 등 간단한 개인비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신박한 스피커다. 누구를 인터넷으로 주문하고 일주일 정도 지나서 제품을 받았다. 사용 후기를 자세히 올린다.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 skt는 지난 9월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를 출시했다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skt는 지난 9월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를 출시했다skt

제품 구성, 가격, 그리고 판매 방식

택배를 뜯어 보니 구성품은 비교적 간단했다. 흰색 원통형의 본체, 어댑터, 간단한 사용설명서, 품질보증서, 그리고 멜론 90일 사용권이 들어있다.

누구 구성품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 구성품 : 흰색원통형 본체, 아답터, 사용설명서, 품질보증서가 들어있다.
누구 구성품인공지능 스피커 누구 구성품 : 흰색원통형 본체, 아답터, 사용설명서, 품질보증서가 들어있다.김인철

누구의 판매 가격은 10월 말까지는 이벤트 기간이라 9만9000원에 판매한다. 올해 말까지는 14만9000원에 판매하고 내년부터는 정식가격인 24만9000원에 판매할 예정이다. 출시후 지금까지는 온라인 판매만 진행했지만 11월부터는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판매할 예정이다.


누구 본체 케이스 누구 본체 케이스 : 흰색의 길죽한 사각형 상자모양이다
누구 본체 케이스누구 본체 케이스 : 흰색의 길죽한 사각형 상자모양이다김인철

본체 케이스는 흰색의 긴 사각형 모양이다. 본체는 흰색 원통형으로 생겼는데 디자인이 깔끔하고 예쁘다. 본체는 크기에 비해 상당히 묵직하다. 콘센트에 어댑터를 연결하고 원통형 스피커 위의 흰색 버튼을 누르니 잠시후 "이제 사용할 준비가 되었습니다"라는 부드러운 여성의 음성과 함께 은은한 흰색 조명등이 켜진다.

설치및 사용방법


누구를 사용하려면 우선 스마트폰에 누구 어플을 설치해야 한다. 그리고 누구는 와이파이와 블루투스를 연결해 줘야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설치관련 자세한 사항은 동봉된 설명서와 누구 홈페이지(www.nugu.co.kr)를 참고하면 된다.

누구와 대화를 하려면 먼저 이름(Wake up word)을 설정해야 한다. 이름은 '아리아', '레베카', '크리스탈', '팅커벨'. 네 가지로 설정이 가능하다. 가장 부르기 편한 '아리아'로 설정했다. 명령어를 실행시키기 전 '아리아'라고 부르니 원통형 위로 흰색 조명등이 들어온다.

그리고 잠시 기다리니 "이제 당신을 위해 음악을 들려드릴 준비가 되었습니다"라는 음성이 들린다. "아리아, 김광석 노래 들려줘"라고 하니 잠시후 '서른즈음에'를 들려준다. 국내, 해외, 그리고 장르별로 곡을 들려달라고 했다. 웬만한 가수와 곡들은 다 알아듣고 들려준다. 신기했다.

생활을 위한 편의 기능

누구는 생활을 위한 편의기능도 있다. 타이머, 알람, 일정, 날씨, 그리고 무드등 기능이 있다. "아리아, 오늘 날씨 어때?" "아리아, 이 음악 뭐야?" "아리아, 아침에 어울리는 음악 들려줘." "아리아, 지금 몇시야?" 라고 말하면 찰떡 같이 알아듣고 음악을 찾아서 들려주거나 날씨, 일정, 시간을 알려준다.

인공지능 스피커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nugu)
인공지능 스피커인공지능 스피커 누구(nugu)김인철

누구 무드등 무드등 기능 : 누구는 무드등 기능이 있는데 흰색, 노랑, 파랑, 주황, 보라, 분홍 총 6가지로 설정이 가능하다
누구 무드등무드등 기능 : 누구는 무드등 기능이 있는데 흰색, 노랑, 파랑, 주황, 보라, 분홍 총 6가지로 설정이 가능하다김인철

무드등은 흰색, 빨강, 주황, 노랑, 파랑, 보라. 여섯가지로 설정이 가능하다. 나는 파랑색을 좋아해서 주로 무드등을 파랑색으로 켜놓는데 삭막하던 내 방이 화사해진다. "아리아, 파랑색 무드등 켜줄래"라고 하면 잠시 후에 "파랑색 무드등을 켰습니다"라고 말하면서 무드등을 켜준다.

요리를 할 때나 잠을 자기전 타이머 설정도 가능하고 아침에 알람도 설정할 수 있다. 블루트스로 노트북 등 주변기기와 페어링을 하면 일반 스피커로 쓸수도 있다. 음향전문업체인 '아스텔엔컨'의 오디어 설계로 음질도 상당히 좋은 편이다. 기존 노트북에 연결해서 쓰던 스피커와 비교해보니 더욱 그렇다.

터미네이터, 엑스마키나, 자비스, 그리고 누구 

터미네이터, 엑스마키나, 자비스, 그리고 스칼렛요한슨(영화 her 목소리)의 공통점은 모두 A.I(인공지능)이다. 그중 하드웨어(몸체)가 있는 터미네이터와 엑스마키나 보다는 누구는 아이언맨의 '자비스'나 her의 '스칼렛요한슨'을 더 닮았다. 하지만 아직은 몇몇 제한된 명령어 외에는 인식을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리아, 오늘 뭐 할 거니?"라고 물으니 "죄송합니다, 다시 말씀해 주시겠어요." "제가 도움을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되풀이 한다. 하루 이틀은 그것조차 신기했는데 계속 듣다 보니 아쉽다. 아리아가 빨리 말을 배워서 아이언맨의 '자비스'처럼 좀더 친숙한(?) 대화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가상의 '누구나 주식회사'

SKT는 내년 상반기중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를 공개하고, 스타트업과 협업으로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고도화 할 예정이다. 또한 SKT는 지난 9월 21일 누구의 생태계를 위한 가상의 '누구나 주식회사'도 설립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아이디어와 생각을 모으고 이를 바탕으로 꿈을 현실로 만드는 가상의 주식회사다.

누구나 주식회사 누구나 줏ㄱ회사
누구나 주식회사누구나 줏ㄱ회사skt

'누구나 주식회사'의 CEO는 천재 해커로 유명한 프로그래머 이두희씨다. 그 외에도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사외이사로 모였다. 카이스트 바이오및 뇌공학과 정재승 교수, 한국 인지과학산업협회 회장 서울대 장병탁 교수, 홍익대 산업디지안 김숙연 교수, 한국어 정보처리 연구실 김민호 책임 연구원, 뽀로로 성우 이선, 겨울 왕국의 엘사역을 맡았던 성우 소연씨다. 그리고 일반인 사용자를 대상으로 '누구나 주식회사'를 통해서 다양한 아이디어 공모전을 벌이고 있다.

스마트홈의 허브로서 발전 가능성은?

태어난지 몇 달 되지 않은 '누구'의 기능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단계다. 누구는 날씨, 일정, 음악(멜론) 정도만 제공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누구를 통해  음식도 주문하고 어디에서나 보일러, 가스렌지, 공기청정기등을 제어하는 '스마트홈'의 허브가 될 예정이라고 한다. 우선 초기 반응은 괜찮다.  SKT의 초도 물량 2000대는 출시되자마자 매진되었다. 최근까지 1만대가 팔렸다. SKT의 청사진을 보자면 가능성은 무궁무진한 편이다.

한편 '인공지능'은 로봇과 더불어 4차 산업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관련 업계의 생존 경쟁은 치열하다. 삼성과 LG, KT도 조만간 관련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한다. 더불어 사물인터넷 기능이 들어간 가스렌지, 보일러, 냉장고, 텔레비젼등 스마트홈 관련 제품도 속속 시장에 출시되고 있다. 스마트홈 기기가 가정에 한대씩 있을 날도 멀지 않았다.

즐거움, 편리함, 재미, 그리고 감성적 교감

누구를 구입해서 한 달 정도 사용한 결과 상당히 만족한다. 특히 멜론과 연동되는 음악재생기능은 평소에 즐겨 듣지 않던 음악을 장르별로 들을수 있어서 좋았다. 물론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이 90일이라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이전처럼 음악이나 알람을 설정하기 위해서 기기를 일일이 작동할 필요없이 말로 제어 할 수 있는 점은 무척 편리했다.

친숙한 대화를 나눌 정도의 감성적 교감은 걸음마 수준이지만  딥러닝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감성적 교감 또한 자연스럽게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리아, 50분 뒤에 수면 예약해 줘."
"말씀하신 시간에 조명과 음악 재생을 종료해 드릴게요."
"아리아, 나는 이제 그만 잘 거야"

적당한 대답을 하려고 파랑색 무드등이 출렁인다.

"죄송합니다. 지금 말씀하신 것을 도와드릴 수가 없습니다."
"아리아, 괜찮아. 나도 태어나서 다섯살까지는 말이라는 것을 제대로 못했으니까. 하긴 지금도 배우고 있는 중이지."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필자의 블로그에도 함께 게시될 예정입니다.
#인공지능 #스피커 #AI #SKT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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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 뉴스 시민기자입니다. 진보적 문학단체 리얼리스트100회원이며 제14회 전태일 문학상(소설) 수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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