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참하고 외로운 삶'? 혼자 사는 여성들 생각은...

[결혼 없이도 괜찮아 ⑤] 1인 가구에 대한 오해, 풀어드립니다

등록 2016.10.25 11:07수정 2016.10.2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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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는 5.9건. 197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결혼은 더 이상 '의무'가 아닙니다. 비혼을 택하는 사회·개인적 이유는 무엇일까요. '결혼 없는 삶'은 어떤 모습일까요. 오마이뉴스는 '결혼 없이도 괜찮아' 기획을 통해 삶의 다양한 가능성을 엿보려 합니다. 기획의 마지막 편은 한국여성민우회 성평등복지팀과 함께했습니다. 비혼이 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삶의 형태 중 하나인 '1인 가구'. 이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요. 1인 가구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편집자말]
 '콧대 높은 골드미스' 혹은 '외로운 노처녀'. 혼자 사는 여성을 묘사할 때 흔히 사용하는 양극단의 이미지다. 수만 명의 사람이 있는 만큼, 수만 가지 삶이 존재할 텐데 1인 가구 여성에 대한 이미지는 왜 이렇게 천편일률적일까. 삶에 대한 빈곤한 상상력 때문 아닐까.
'콧대 높은 골드미스' 혹은 '외로운 노처녀'. 혼자 사는 여성을 묘사할 때 흔히 사용하는 양극단의 이미지다. 수만 명의 사람이 있는 만큼, 수만 가지 삶이 존재할 텐데 1인 가구 여성에 대한 이미지는 왜 이렇게 천편일률적일까. 삶에 대한 빈곤한 상상력 때문 아닐까. pixabay

"30대 중반 이때쯤 넘어가면서는 부쩍 '무슨 결함이 있어서 결혼을 못 했나?' 아니면 '어떤 과거의 사연이 있어서?' 그런 표정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회사에서 퇴근을 조금 빠르게 할 때는 '집에 남자 있나 보다' 이렇게 얘기하기도 해요. 되게 무례한 얘기거든요. 그냥 '맞아요, 있어요. 요일마다 다르죠' 이런 식으로 오버해서 얘기하면 다시는 그런 말 안 하죠." - 김미선(가명), 51세, 비혼

'콧대 높은 골드미스' 혹은 '외로운 노처녀'. 혼자 사는 여성을 묘사할 때 흔히 사용하는 양극단의 이미지다. 수만 명의 사람이 있는 만큼, 수만 가지 삶이 존재할 텐데 1인 가구 여성에 대한 이미지는 왜 이렇게 천편일률적일까. '골드미스'로 대표되는 결혼 '안'하는 여성들은 가족보다는 자신을 더 중요시하는 이기적인 존재로 그려지기 일쑤다. 정부 역시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대한 원인을 '만혼'과 '비혼'으로 지목한다.

또 '범죄의 표적 1인가구', '혼자사는 여성 노려'와 같은 기사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혼자 사는 여성은 위험한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높은, 보호받아야 할 존재로 여겨진다. 이처럼 홀로 독립한 여성들에 대한 사회적 낙인찍기는 현재진행형이다. 다른 삶에 대한 빈곤한 상상력 때문이다.

한국여성민우회 성평등복지팀은 이 빈곤한 상상력이 허술한 정책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왔다. 여성의 빈곤이나 안전을 지원하는 정책을 넘어 '할머니가 도와주지 않아도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사회', '결혼 외에 다양한 생활공동체를 법적으로 인정하기' 등 사회공동체의 철학을 바꾸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올해는 '1인 가구'라는 키워드로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온라인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1인 가구 여성 141명이 설문조사에 참여했고, 15명은 심층 면접 인터뷰에 응했다. 1인 가구 여성들의 욕구, 1인 가구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 등에 대한 이야기를 모았다. 이들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이들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는 무엇일까. 설문조사와 심층 면접 결과를 정리했다.

Q1. 1인 가구는 임시적인 상태?

 지난 20일 한국여성민우회는 '1인 가구 여성, 이기적 선택은 있는가'라는 제목의 토론회를 열었다.
지난 20일 한국여성민우회는 '1인 가구 여성, 이기적 선택은 있는가'라는 제목의 토론회를 열었다. 한국여성민우회

단독으로 가구를 구성하는 경향은 젊은 세대에서만 제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 오히려 전 연령대에서 나타난다. 혼자 사는 삶의 양식은 더 이상 결혼을 거부했거나 결혼하지 못한 젊은 세대의 특유한 문화가 아니다. 그것은 생애주기의 모든 단계에서 발생하는 전 생애적 현상이다.

-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 노명우 저

2016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1인 가구 비율은 27%에 이른다. 불과 30여 년 전만 해도 1인 가구 비율은 5%에 불과했다. 어느새 1인 가구는 한국 사회 전체 가구 중 가장 다수의, 대표적인 형태가 되었다. 이러한 급격한 변화는 1인 가구가 가족을 만들기 전 임시상태가 아니라 보편적인 삶의 형태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민우회는 2015년 '할머니 프로젝트'(할 수 있는 것이 많고 머니 걱정 없는 노후를 상상하다)를 통해 40~60대 여성들을 만났다. 현재 법적 가족과 함께 살고 있지만, 20년 후에도 그럴 것이라고 답한 이는 극소수였다. 대부분 혼자 혹은 가까운 친구와 함께 살 것이라고 가정했고, 이미 가족·혈연을 넘어선 새로운 관계를 맺어가고 있었다.

가족보다는 친구를, 돌봄보다는 공부와 독립이란 키워드가 더욱 절실했다. 노후를 막연하게 불안하게 여길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개인'으로서 온전히 삶을 영위하지 못한 여성들이 나이듦을 또 다른 기회의 시간으로 여긴다는 것은, 더이상 원가족-결혼-가족이라는 삶의 형태가 '보편'이 아님을 뜻한다. 또한 이는 1인 가구라는 삶의 형태가 독거 노인이나 젊은 세대의 비혼과 같은 것으로 한정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Q2. 1인 가구 = 확고한 독신주의?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통해 들여다본 1인 가구 여성들의 삶은 다양했다. 혼자 살게 된 계기도 조건도 모두 달랐다. 원 가족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형식적으로만 유지되던 결혼 관계를 끝내면서, 혹은 굳이 결혼할 이유를 못 찾아서 등.

미디어나 기존의 연구는 직업, 학업으로 인해 젊은 연령층이 1인 가구에 유입된 경우를 '자발적' 선택이라고 분석한다. 또 이혼이나 가족 갈등으로 1인 가구에 유입된 경우를 '비자발적' 선택이라고 명명한다. 그러나 자발적/비자발적 선택이라고 하는 구분의 경계는 모호하다. 인터뷰를 보면 독립의 이유는 다양하며, 그 원인이 혼재된 경우가 많다. 스스로 확고하게 선택한 것도 아니고 사회 관계망으로부터 고립된 것도 아닌, 그야말로 '어쩌다 보니' 1인 가구가 된 이들이 많다.

"부모님으로부터 벗어나겠다는 목표가 굉장히 강했어요. 일종의 장래희망 수준. 부모님이 사이가 굉장히 안 좋으셨어요. 너무 억압적이니까 어머니도 되게 불행해 보이고... 부모님으로부터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제일 컸어요. 그래서 직장을 잡고 발령을 받자마자부터 월급의 대부분을 적금을 넣어가지고 적금 타자마자 집에서 나왔죠. 가난하고 동생이 세 명이나 되니까 어릴 때는 초등학교 6학년 될 때까지는 집 안에 화장실이 없는 곳에서 살았거든요. 사생활이 전혀 존중되지 않는 상황이었죠. 열심히 목표를 생각했고 '내가 빨리 돈을 벌지 않으면 여기서 벗어날 수 없다'란 마음이었어요." - 조은지(가명), 46세, 비혼

"혼자 살게 된 계기야, 제가 원하는 상대를 못 만나서 그랬다고 할 수도 있어요. 물론 상대방도 그랬겠지만... 몇 번 선도 보고 만나보고 했는데 서로 원한 것들이 안 맞았던 거죠. 그러다 보니 시간도 지났고 제가 혼자 사는 것에 대해서 크게 두려움을 느낀다거나 꼭 누군가와 같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어느 순간부터는 누군가를 만나서 눈치 보고 그러는 게 그냥 싫더라고요. 그래서 결혼 안 하고 혼자 있는 걸 택했죠. 어머님 돌아가시고 그 이후로 오빠 가족하고 좀 같이 있다가 어느 날부터 독립해서 그 이후로는 쭉 혼자서 살고 있어요." - 오미림(가명), 60세, 비혼

Q3. 혼자 사는 여성은 고소득의 세련된 골드미스?

설문조사에서 여성들은 '1인 가구'라는 용어를 가장 선호한다고 대답했다. 특이점은, '골드미스'를 꼽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는 것.

혼자 사는 여성은 쉽게 소비족, 골드미스로 그려진다. 인터넷에서 '골드미스'를 검색해 보면 "30대 이상 40대 미만 미혼 여성 중 대졸 이상의 학력에 연봉 4천만 원 이상의 고소득이 가능한 전문직 혹은 대기업 사원, 부동산 혹은 전체 자산 규모가 8천만 원 정도에 이르는 여성을 일컫는 말"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이런 조건에 들어맞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흔히 1인 가구 확대의 대표적 원인으로 '여성의 경제 진출 확대'를 꼽는다. 하지만 이 또한 한국 사회의 현실과 어느 정도 괴리돼있다. 경제 영역에 진출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대부분 저임금의 비정규직 일자리를 전전하기 때문이다.

서울시 20~30대 1인 가구 여성의 월 평균소득은 211.7만 원이다(정규직 238.5만 원, 비정규직 172.7만 원).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여성임금노동자의 40.3%가 비정규직이며 월평균 임금은 남성 노동자의 62.8% 수준이다. 비정규직 여성의 소득은 남성 정규직의 40%에도 못 미친다. 이러한 소득 수준과 열악한 지위를 고려하면, '골드미스'라는 용어가 실제 여성들의 삶과 얼마나 거리가 먼지 알 수 있다.

Q4. 혼자 사는 이들의 말로는 고독사?

 흔히 혼자 살면 비참하거나 외로울 것이라고 넘겨짚는다. 이는 1인 가구로 살아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의 추측일 뿐이다.
흔히 혼자 살면 비참하거나 외로울 것이라고 넘겨짚는다. 이는 1인 가구로 살아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의 추측일 뿐이다.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는 '1인 가구 여성'을 소비시장의 새로운 대세, '큰손'이라며 추켜세우며 마케팅의 대상으로 보는 한편, 빈곤과 고독사 사례를 열거하며 이들의 삶이 얼마나 비참한지 그려내는 모순적인 태도를 보인다. 1인 가구, 특히 고 연령층 여성들이 실제 직면하고 있는 위험 자체를 부정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고독사를 언급하며 극단적으로 불안감을 조성하면서 해결책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태도엔 문제가 있다.

흔히 혼자 살면 비참하거나 외로울 것이라고 넘겨짚는다. 이는 1인 가구로 살아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의 추측일 뿐이다. 설문조사와 인터뷰 결과를 살펴보면, 여성들은 '외로움 때문에 누군가에게 의존하는 것이 덧없다'고 느끼고 있었다. 인터뷰에서 1인 가구 여성들은 '인간은 절대적으로 혼자라는 감정을 경험할 수밖에 없으며, 누군가와 함께할 때도 외로움을 느낄 수 있다'고 입 모아 말했다.

"친척들 모임 가서 스트레스 많이 받잖아요. 일단은 안타까워하죠. '네가 뭐가 부족해서 결혼을 못 하니?' 그런 이야기하면서 특히 여자들의 경우 '자기주장이 강해서 혼자 산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거 같아요. 걱정을 많이 하죠. '늙으면 너 혼자될 텐데.' 불쌍하게 보는 것 있잖아요. 그게 제일 싫었던 것 같아요. '외롭지 않니?'라고 하는데, 저는 한 번도 외로워서 남자친구를 사귀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혼자서도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는데." - 김수연(가명), 40세, 기혼

"외롭냐고 주변에서 물어봐요. 외로움을 느끼는 건 혼자 살아서라기보다는 그냥 절대적인 감정인 것 같아요. 이런 감정은 안 느낄 수 없지 않을까요?" - 김미선(가명), 51세, 비혼

외롭거나 아플 때 의지하고 찾는 사람은 '친구'였다. 설문조사에 응한 1인 가구 여성들은 정서적으로 '친구'라는 관계망을 가장 중요하게 꼽았다. 한편 경제적, 사회적 자원이 많지 않기 때문에 병원에 입원할 때처럼 '공적인' 해결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도와줄 대상으로 가족을 찾는 경우가 많다. 또 '요청할 사람이 없다'고 답한 사람들도 상황에 따라 6%~13%나 되어, 사회적 네트워크가 없는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음 상황에 처했을 때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할 생각인가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들. (단위 : 명, 백분율)
'다음 상황에 처했을 때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할 생각인가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들. (단위 : 명, 백분율) 한국여성민우회

Q5. 혼자 사는 여성은 미완성의 존재?

사회는 결혼하지 않은 여성을 개인으로 보지 않는다. 여성에게 독립이 어려운 이유이자, 독립이 절실한 이유다. 사생활 존중에 대한 감수성이 낮은 사회에서 여성은 언제나 '보호자'가 필요한 연약하고 미숙한 존재로 간주된다. 특히 남성을 동반하지 않는 여성은 더 '쉬운' 존재로 여겨진다. 심지어 '혼자 살면 남자들이 좋아하겠네', '누구 소개시켜줄까?', '너무 까다로워서 결혼 못 하는 거 아냐?' 등의 차별적 언사에 쉽게 노출되기도 한다.

"부동산에도 집 보러 다닐 때 너무 스트레스받아요. '에이 아가씨가 몰라서 그러는데 이 정도면~' 이렇게 말하는데 이상한 거예요. 혼자 산 지가 몇 년인데 그걸 모르겠어요. 그럴 땐 더 따박따박 말하죠. 착하게 살고 싶은데 그렇게 안 놔둬, 나를." - 이진영(가명), 33세, 비혼

"동료 중에서 저를 여동생이나 딸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있어요. 부모님을 떠나왔는데 수많은 시어머니가 생긴 느낌인 거예요. 주변 사람들이 남자 소개시켜주려고 말을 꺼내면 '아 지금 남자 소개시켜주려고 하시는 거죠? 저는 제가 지금 제 생활이 안정적이고 행복하게 잘살고 있으니까 더 이상 말 얘기 꺼내시기 전에 저 갈게요' 이렇게 대꾸하죠." - 조은지(가명), 46세, 비혼

Q6. 결혼 '포기'? 결혼 밖의 삶에 대한 '선택'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이유로 가장 많이 대답한 것은 '결혼관과 가족관의 변화'였다. 그 대답의 이면엔 가족제도 내의 불평등이 있다.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이유로 가장 많이 대답한 것은 '결혼관과 가족관의 변화'였다. 그 대답의 이면엔 가족제도 내의 불평등이 있다. 한국여성민우회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이유로 가장 많이 대답한 것은 '결혼관과 가족관의 변화'였다. 그 대답의 이면엔 가족 제도 내의 불평등이 있다. 여성들은 이미 결혼과 동시에 일과 가사노동 전담, 어느 것 하나를 선택하기도 혹은 병행하기도 불가능한 이중 노동에 놓이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따라서 여성들은 결혼 제도를 '포기'하면서 동시에 결혼 제도 밖의 삶을 '선택'한다.

"(결혼하더라도) 각자가 성인으로서 만났으면 각자 영역에 대해서 알아서 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왜 알아서 못 할까... 왜 내가 저걸 내가 해줘야 하는 건지 답답하더라고요. 현실적으로 여자들이 뒤치다꺼리 하게 되고... 아직도 가사를 '도와준다'고 생각하는 남성들이 많은 세상이잖아요. 저는 '도와주는 게 아니라 함께하는 거야'라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의식을 개조시키며 산다는 게 두 배는 힘든 일이에요." -  한선희(가명), 43세, 이혼

"우선은 결혼했을 때의 상황이 있잖아요. 남자는 일만 하고, 집안일에 대해서는 무시하고 도와주지 않고. 가사 분담 전혀 안 되는 상황을 제가 못 견딜 것 같고, 남자에 대한 좋은 경험이 없어요. 연애 상대나 상사나, 그런 사람들 봤을 때 '저런 남자들 밖에 없는데 어떻게 결혼을 해?' 이런 느낌... 내 몸 하나 추스르기도 힘든데 결혼해서 남의 뒤치다꺼리 다 하면서 생활할 수 있을까." - 이진영(가명), 33세, 비혼

 '최근 1인가구가 급증 (1980년 5% → 2015년 27%)하고 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중복답변 가능)'에 대한 답변. (단위 : 명, 백분율)
'최근 1인가구가 급증 (1980년 5% → 2015년 27%)하고 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중복답변 가능)'에 대한 답변. (단위 : 명, 백분율)한국여성민우회

Q7. 무조건 혼자? 함께일 수도 있다

혼자 사는 것은 단지 결혼 전에 잠시 거쳐 가는 '임시 상태'가 아니다. 또 혼자 사는 것이 곧 확고한 비혼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형식적으로만 유지되는 결혼과 가족 관계로는 외로움이나 불안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일상을 공유하고 정서적 유대감을 나눌 관계를 형성하는 경우도 많다. 가구 형태는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유동적이고 다원적이다. 여성들은 서로 독립적이면서도 도움을 주고받고 의지할 수 있는 다양한 삶의 형태나 관계를 상상하고, 시도하고 있다.

"꼭 같은 곳에 거주하지 않더라도 사회적인 가족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공동체가 필요한 것 같아요. 독립성, 자주성, 고유의 개성 이런 것만큼 같이 살아가는 법도 중요한 것 같아요. 아프면서 배우게 된 거죠. 순서가 있었던 것 같아요. 부모로부터 독립하고 재정적, 사회적, 정서적으로 독립하는 걸 해봤으면 그다음에는 의지하고, 누군가에게 사심 없이 도움을 베풀고. 그런 걸 친구들을 통해서 되게 많이 배웠어요." - 김정민(가명), 35세, 비혼

"자주 모이는 직장 내 1인 가구 모임이 있는데 그런 얘기를 했어요. 우리 나중에 노처녀 네트워크를 만들어서 서로 며칠씩 소식이 없으면 연락해 보고, 만약 혼자 아파서 누워있거나 하면 119를 대신 불러주거나 가서 서로 돌봐주면 어떻겠냐고. 그런 얘기를 농담 삼아 했던 것 같아요. 나중에 다른 회사를 다니더라도 안부를 체크하자." - 김수연(가명), 40세, 기혼

이제는 가족보다 개인으로

한국 사회에서 사회복지 역할을 대부분 '가족'이 감당해 왔고, 그 가족 안에서 여성들의 돌봄 노동으로 지탱해 왔다. 하지만 최근 20~30대 여성들의 1인 가구의 급증은 그러한 가족주의 시스템이 한계선에 다다랐음을 의미한다. 이미 많은 이들이 혈연과 혼인 바깥의 관계를 형성해 살아간다. 기존의 부부-아이라는 4인 가족 중심의 정책은 더 이상 현실을 따라가지 못한다. 이른바 '싱글세' 부과를 검토하겠다는 둥 불이익을 주는 방식으로 여성을 가족제도 안으로 편입시키려는 시도를 멈추고,  개인의 독립에 기반 한 다양한 연대 가능성을 지지하는 방식으로 정책이 재설계되어야 한다.

['결혼 없이도 괜찮아' 기획 살펴보기]
1편 입만 열면 기승전 '결혼', 거절합니다
2편 다짜고짜 '한 달에 얼마 버냐'... 그냥 혼자 살래요
3편 가난과 육아의 고통, 내겐 비혼이 '개이득'
4편 군수가 나서 '결혼팀' 만드는, 이곳은 '결혼제국'
#1인가구 #비혼 #독립 #가족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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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회는 1987년 태어나 세상의 색깔들이 다채롭다는 것, 사람들의 생각들이 다양하다는 것, 그 사실이 만들어내는 두근두근한 가능성을 안고, 차별 없이! 평등하게! 공존하는! 세상을 향해 걸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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