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담당교사연수회 참석여수교육지원청에서 중학교 진로담당선생님들께 말씀드렸어요. 자유학기제 중인 중학교 1학년들이 동네시장사용설명서 제작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김태희
동네시장을 활성화하려는 대책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젊은이들이 다시 찾는 곳이 되는 것도 한 방법이라는 게 우리들 생각이에요. 미로처럼 얽혀 있는 시장에 젊은이들의 접근성을 높이려면 핸드폰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는 '동네시장사용설명서'를 만들고, 그 과정에 자유학기제에 있는 전국의 중학교 1학년들을 대거 참여시키면서 동네시장을 매우 젊게 변화시키면 좋겠다는 생각을, 그래서 하게 되었거든요.
이런 아이디어를 떠올린 데는 다 까닭이 있어요. 광주광역시청이 핸드폰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서 시장 지도 안내는 물론 행정 업무도 처리한다는 기사를 보고, 우리 눈이 번쩍 뜨였거든요. 그래서 <중학생들이 만든 '동네시장사용설명서' 전국 확대 방안>(
열여덟 되도록 몰랐다니… 동네시장에 빠진 10대들)이라는 부제를 단 기사를 통해 교육부장관께 도움을 청하기도 했어요. 전국의 자유학기제 과정에 있는 중학교 1학년들이 동네시장사용설명서 작업에 참여하게 해달라고 말이죠. 하지만, 아무 말씀이 없으시네요.
그래서 우리는 학교 현장에서 자유학기제를직접 운영하고 계시는 정현미 선생님(여수중학교 진로담당)을 만나 우리 뜻을 설명했어요. 선생님께서는 "학생들이 활동할 점포들을 구역별로 짜주고 학생들이 거기에 체험한 내용이 정해질 수 있다면 가능한 제안"이라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셨어요. 그러면서 "여수교육청에서 주관하는 진로담당교사 자유학기제 관련 연수(2016.08.24)에서 설명회를 해보는 건 어떠냐?"는 제안까지 하셨어요. 우리로서는 참으로 감사했지요.
중학생들이 시장에 가서 활동하는 현장 대응 매뉴얼뿐만 아니라 PPT까지 준비하여 공을 들여 설명을 드렸더니 반응이 무척 좋았어요.
서미경(50) 장학사님은 "실제로 여수에 시장과 연결된 진로체험이 없다"며 "정말 좋은 아이디어"라고 칭찬해 주셨고, 고미애(여수여중, 50) 선생님도 "이런 생각을 했다는 게 기특하다"며 우리 프로젝트를 칭찬해 주셨으며, 성희영(여도중, 47) 선생님은 "학교에서 이야기해보고 연락하고 싶은데 어디로 연락을 하지?" 하시며 연락처까지 물어보셨어요. 하지만 중학생들이 시장에서 진로체험을 하게 하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가 않았어요.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우리가 나섰지요. 언제까지만 '조건'이 다 갖추어지기를 기다리고만 있을 수가 없어서, 이렇게 하면 된다는 '모범'을 창출할 필요가 있었거든요. 중학교 1학년들이 하면서 시장과 친근하게 되었으면 하는 그 일을 우리가 직접 나서기로 한 거예요. 여수 서시장에는 총 301개의 점포가 있는데,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본격적으로 기초조사를 했어요. 이 일을 하느라 토요일 일요일이면 내내 시장에서 보내면서도, 우리 눈은 빛났어요. 우리가 하는 게 '작은 역사'가 될 수도 있다는 자긍심이 우리에게는 있었거든요.
"시청에 있는 분들께 우리 생각을 말씀드렸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