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콩이이름을 쓰는 연습중이다. 처음으로 이름을 썼다.
문운주
3일 현관에 들어서지 마자 A4 용지 1장을 들이민다. 기분이 최고, "할아버지, 할아버지..." 숨이 가쁘다. 한글로 이름을 쓰기 시작했다. 가족 카톡 방에 올렸다. 외숙모, 삼촌들이 축하 메시지를 보내왔다. 손녀의 이름 쓴 종이를 벽에 붙였다.
손녀 콩콩이가 생후 42개월 만에 이름을 썼다. 친척, 가족들이 축하해줬다. 이런 조그만 꿈이, 희망이 허망하게 느껴졌다. "공부 열심히 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라는 말을 감히 할 수 없다. 훌륭한 사람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것이 혼란스럽다.
가을이다. 단풍이 곱게 물들고 낙엽이 바람에 날린다. 갑자기 온도가 내려갔다. 사람들이 몸을 움츠린다. 그러나 아무리 추어도 움츠리지 말자. 잘못됐으면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것이 갈기갈기 찢어진 마음을 치유할 방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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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며 삶의 의욕을 찾습니다. 산과 환경에 대하여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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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 없는' 나라... 손녀에게 "훌륭한 사람 되라"고 말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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