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 정신으로' 서울대교수 7백여명 시국선언서울대 교내 4.19혁명 희생자 추모비앞에서 시국선언에 참여한 교수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권우성
조흥식 서울대 교수협의회장은 "서울대 교수협의회 주최 시국 대토론회를 15일 서울대에서 개최한다. 정운찬 전 총리와 최장집 교수를 비롯 9명의 지정토론자를 초대해 현 시국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를 놓고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이 자리에 이화여대, 연세대, 고려대, 숙명여대 4개 대학의 교수협의회장도 모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서울대 교수들의 시국선언에는 728명이 동참했으며, 이는 서울대 전체 교수에 3분의 1 정도에 해당되는 규모다. 이날 50여 명의 교수들과 서울대 학생들은 시국선언 기자간담회 후 서울대 안 4.19탑까지 행진 후 4가지 요구사항을 다시 한번 발표하고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아래는 기자간담회 질의 응답 내용이다.
- 다른 대학의 교수들의 시국선언이 이미 진행됐는데 서울대가 다소 늦은 측면이 있다. 이유가 뭔가.조흥식 교수 : "첫 번째로 서울대 교수로서 사회적 책무성에 대한 성찰의 시간 필요했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로 많은 사람들 함께 하기 위한 시간 필요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대한민국 역사에서 해방 이후 4.19, 1987년 민주대항쟁 등 여러 사건들이 있었지만 이번 만큼 헌정 자체를 무너뜨린 사건은 없었다.
따라서 성명의 초점을 어디에 맞춰야 할지 논란이 있었다. '최순실 게이트' 그것만 들춰낸다고 해결 되겠나. 학계를 비롯해 전 대한민국 각 조직들이 정말로 제대로 민주화돼 있느냐에 대해 성찰이 필요하고 그런 의미에서 여러 분야별 각 전공 분야 교수들의 온도차가 있었다. 제대로 된 민주주의공화국을 만들자는 것이 공통 의견이었다."
유용태 교수(역사교육과) : "다른 대학과 달리 성명서 첫 단락과 마지막도 있지만 자기반성 있어야 한다는 논의가 내부적으로 많았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나 고 백남기 농민 사망진단서 문제에 서울대병원이 연루돼 있기 때문에 자기반성에 대한 내용이 담기지 않는다면 곤란하지 않느냐 하는 논란도 성명서 발표가 지체된 원인 중 하나다.
10km 달리기를 한 두명이 100미터 달리기 식으로 달리기보다 100명이 계주식으로 더 오래 함께 가는 방식을 택했다. 하야나 거국 중립내각같은 표현을 쓰지는 않았지만 헌정 유린 파괴 사태에 대해 엄정하게 책임지고 큰 원칙과 방향을 제시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당초 목표했던 600~700명 숫자를 초과했고. 앞으로도 추가 서명자가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
- 이번 시국선언 참가한 인원이 역대 최대 인원으로 볼 수 있나. 12일 촛불집회에 교수협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참가할 계획인가.유용태 교수 : "이 자리에 나오기 전 최근 10년간 서울대 교수 시국선언 참여자 수를 확인 해봤다. 2008년 3월 대운하반대성명 381명, 2014년 5월 세월호진상규명촉구성명 204명, 2015년 10월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313명 이후 400명 이상으로 늘었다. 오늘 728명은 역사상 최대 인원이 참여한 성명으로 기록될 것이다."
- 성명서에 탄핵이나 하야와 같은 표현을 배제하고 사실상 엄정한 책임을 묻는다는 내용의 의미는 무엇인가?백도명 교수(보건대학원) : "가습기 살균제 사태나 백남기 농민 사망 등 우리 사회에 중차대한 이 터졌을 때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 첫 번째로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두 번째 문제에 대한 시정 및 복원, 세 번째가 재발방지 순이다. 지금 시점에서 보면 단순히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재발방지까지 어떤 식으로 들여다볼 것인가 고민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우희종 교수(수의대) : "가습기 사태를 유발한 교수와 같은 단과대학에 몸담고 있는 원죄를 먼저 사과드린다. 먼저 왜 이번에는 국민들의 거국적 분노의 표출이 있는가 상황인식이 필요하다. 외형적으로는 믿었던 대통령에 대한 허탈감, 현 상황에 대한 특혜와 더불어 아무리 노력해도 안된다는 자괴감, 열심히 공부해서 된 공무원들이 종처럼 부려진다는 사실 등에 대한 실망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들 안에 진정한 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들여다보고 교수들을 포함한 이 시대 전문가들이 스스로 성찰해야 되지 않는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