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님, 사과는 행동으로 하는 것입니다"

천안비상시국회의, 종합터미널에서 시국대회 열어

등록 2016.11.10 08:37수정 2016.11.10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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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 신부동 종합터미널 앞 광장에서는 최순실 국정농단을 규탄하는 ‘천안시민 시국대회’가 열렸다.
9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 신부동 종합터미널 앞 광장에서는 최순실 국정농단을 규탄하는 ‘천안시민 시국대회’가 열렸다. 지유석

 9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 신부동 종합터미널 앞 광장에서는 최순실 국정농단을 규탄하는 ‘천안시민 시국대회’가 열렸다.
9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 신부동 종합터미널 앞 광장에서는 최순실 국정농단을 규탄하는 ‘천안시민 시국대회’가 열렸다. 지유석

9일 오후 충남 천안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이 밝혀졌다. 이날 천안비상시국회의는 천안시 동남구 신부동 종합터미널 앞 광장에서 '천안시민 시국대회'(아래 시국대회)를 열었다. 대회에 참여한 약 500여 명의 시민들은 한 목소리로 "이게 나라냐",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

 9일 열린 ‘천안시민 시국대회’엔 교복을 차려입은 학생들이 다수 참여했다.
9일 열린 ‘천안시민 시국대회’엔 교복을 차려입은 학생들이 다수 참여했다. 지유석

 9일 열린 ‘천안시민 시국대회’엔 교복을 차려입은 학생들이 다수 참여했다.
9일 열린 ‘천안시민 시국대회’엔 교복을 차려입은 학생들이 다수 참여했다. 지유석

이날 시국대회엔 일반 시민과 함께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자주 눈에 띄었다. 학생들 중엔 17일 수능을 앞둔 고3 수험생도 있었다. 자신을 A여고 3학년이라고 소개한 ㄱ양은 "이게 나라냐 싶어 나왔다"고 했다. 같이 온 다른 학생은 연단에 올라가 연대 발언을 했다. 이 학생은 시민들을 향해 이렇게 외쳤다.

"전 고3이고 8일 뒤에 수능을 치릅니다. 공부를 해보려고 책상에 앉아 책을 폈는데 글자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나라가 쑥대밭이 된 상황에서 어떻게 글자가 들어오겠습니까?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같이 지금 제가 배우고 있는 것들이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또 공부해서 행복해질 수 있다는 확신이 들지 않습니다.

예전에 어른들은 '무조건 열심히 해, 그러면 성공하고 행복해 질 수 있어, 좋은 삶 살고 있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잘 모르겠습니다. 대통령과 지인들이 몸소 나서서 그렇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있는데 제가 무슨 공부를 하고, 행복한 삶을 살려고 노력을 할 수 있겠습니까? 저희 엄마 아빠는 말을 사줄 수도 없고 대통령과 친하지도 않습니다.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은 이제 옛날 말임을 전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세월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2014년 4월16일, 300명 넘는 국민들이 천천히 바다 속에서 죽어갈 때 저는 대통령, 경찰, 검찰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묻고 싶습니다. 방에서 혼자 울면서 생각했습니다. 이 안타까운 사건이 우리나라의 부정부패와 잘못된 점을 다시 생각해 보고, 돌아보고 개선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대통령은 어떻게 했습니까? 그 기회를 물 흘리듯 내려 보냈습니다. 전 지금 이 사태가 그때 돌아보지 않았고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기에 발생했다고 생각합니다. 전 아직도 그 생각만 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전 대통령에게 나이 어린 한 명의 국민일 뿐입니다. 그러나 이런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사과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하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지난 7월 사측의 직장폐쇄에 맞서 농성에 들어간 갑을오토텍 노동자들이 9일 열린 천안시민 시국대회에 참여했다.
지난 7월 사측의 직장폐쇄에 맞서 농성에 들어간 갑을오토텍 노동자들이 9일 열린 천안시민 시국대회에 참여했다.지유석

 지난 7월 사측의 직장폐쇄에 맞서 농성에 들어간 갑을오토텍 노동자들이 9일 천안시민 시국대회에 참여했다.
지난 7월 사측의 직장폐쇄에 맞서 농성에 들어간 갑을오토텍 노동자들이 9일 천안시민 시국대회에 참여했다. 지유석

 지난 7월 사측의 직장폐쇄에 맞서 농성에 들어간 갑을오토텍 노동자들이 9일 천안시민 시국대회에 참여했다.
지난 7월 사측의 직장폐쇄에 맞서 농성에 들어간 갑을오토텍 노동자들이 9일 천안시민 시국대회에 참여했다. 지유석

학생의 발언을 들은 한 시민은 "학생들이 나라를 걱정하는 지경까지 왔다"며 현 시국을 개탄했다. 한편 시국대회엔 지난 7월 사측의 직장폐쇄에 맞서 농성 중인 갑을오토텍 노동자들 30여 명도 참여했다.


시국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종합터미널 일대를 행진하며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 천안비상시국회의는 오는 16일 같은 장소에서 다시 한 번 집회를 열 예정이다.

 9일 충남 천안에서 시국대회가 열린 가운데 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종합터미널 일대를 행진하며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
9일 충남 천안에서 시국대회가 열린 가운데 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종합터미널 일대를 행진하며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지유석

#천안비상시국회의 #갑을오토텍 #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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