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선언' 울산과기원 교수 151명 "조기 대선 하라"

11일 학생들과 함께 교내서 "박 대통령 퇴진과 성역없는 수사" 요구

등록 2016.11.11 15:21수정 2016.11.12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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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울산과학기술원(유니스트) 교수들이 11일 오전 11시 30분 본관 앞에서 학생들과 함께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송현곤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가 시국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유니스트) 교수들이 11일 오전 11시 30분 본관 앞에서 학생들과 함께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송현곤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가 시국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 박석철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들이 11일 교내에서 시국선언을 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또한 박 대통령을 포함한 국정농단 관련자들의 성역 없는 수사와, 국회가 과도내각을 설립하고 조기대선을 실시할 것을 아울러 요구했다.

시국선언에는 유니스트 전체교수 432명 중 151명(34.7%)이 서명했고, 이중 일부 교수와 유니스트 학생들은 11일 오전 11시 30분 울산 울주군 언양 울산과학기술원 본관 앞에서 시국선언을 통해 "과학기술인으로서 더 이상의 침묵할 수 없다. 헌법질서를 파괴하고 민권을 유린한 박근혜 대통령은 물러나라"고 밝혔다.

유니스트 교수들 "부그러움과 울분 느낀다, 더 이상 침묵은 비겁"

교수들은 시국선언문에서 "과학기술인은 사회와 무관하게 객관적 진리만을 추구하는 자인가? 부끄러움과 울분을 느낀다"면서 "더 이상의 침묵은 비겁이다. 헌법질서를 파괴하고 민권을 유린한 박근혜 대통령은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특히 교수들은 그동안 박근혜 정권이 행한 정책들을 열거하며 성토했다. 이들은 "2014년 세월호 침몰 때 헌법에서 명시한 국민보호 의무를 방기하고, 2015 년 메르스 사태 때 혼란을 자초했다"면서 "또한 2015년 한일 위안부 협상과 역사교과서 국정화로 대한민국의 역사와 전통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욕되게 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개성공단폐쇄는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반하며, 국가채무와 가계부채 증가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과는 거리가 멀다"면서 "이 위에 덮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정부기관 및 기업이 조직적으로 개인의 곳간을 채운 전례 없는 부패 사건"이라고 성토했다.

유니스트 교수들은 또 "박근혜의 비선조직이 문화, 경제뿐만 아니라 외교와 안보까지 농락하고 있었음에 국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면서 "헌법에서 요구하는 직책을 수행하지 않는 대통령은 정부 수반의 지위와 자격을 상실하기에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유니스트 교수들의 시국선언문 전문

대한민국을 걱정하는 유니스트 교수들의 시국선언

대한민국의 시계는 멈췄다. 요동치는 역사의 시련을 겪고 지켜낸 민주공화국의 시스템이 무너졌다. 과학기술인은 사회와 무관하게, 객관적 진리만을 추구하는 자인가? 더 이상의 침묵은 비겁이다. 헌법질서를 파괴하고 민권을 유린한 박근혜 대통령은 물러나라.


오늘 우리는 국가의 과학기술 발전을 책임진 학자이자 교육자로서 부끄러움과 울분을 느끼며 시국선언을 한다. 대통령 자신이 국정농단 세력을 비호하던 비상식적인 정권에서, 우리들은 과연 학생들에게 꿈과 열정을 가지라고, 노력하면 행복해질 수 있다고 가르칠 수 있는가?

그간 박근혜 대통령 정권이 보여주었던 국정수행은 한 마디로 무능과 불통이었다. 2014년도 세월호 침몰에서 박근혜 정권은 "재난의 콘트롤 타워가 아니다"라고 발뺌하며, 헌법에서 명시한 국민보호 의무를 방기하였다. 2015 년 메르스 사태에서 보듯, 정부는 일관된 위기대응 매뉴얼 없이 주요정보를 숨겨, 혼란을 자초하였다.

또한 2015 년 한일 위안부 협상과 역사교과서 국정화로 대한민국의 "빛나는 역사와 전통" 그리고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욕되게 하였다. 개성공단폐쇄는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반하며, 국가채무와 가계부채 증가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과는 거리가 멀다. 이 위에 덮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정부기관 및 기업이 조직적으로 개인의 곳간을 채운 전례 없는 부패 사건이다.

박근혜의 비선조직이 문화, 경제뿐만 아니라, 외교와 안보까지 농락하고 있었음에 국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 이 국정농단의 핵심에 박근혜 대통령이 있었음이 언론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작금의 부패와 비리에서 자유로운 곳이 과연 있었는가, 우리들은 통탄한다.

국민을 구호하지 않는 대통령, 민생을 돌보지 않는 대통령, 국가기밀을 유출한 대통령, 다시 말하자면, 헌법에서 요구하는 직책을 수행하지 않는 대통령은 정부 수반의 지위와 자격을 상실한다. 이에 오늘 시국선언에 참여하는 유니스트 교수들은, 전국에서 들꽃처럼 피어나는 촛불과 함께 아래와 같이 요구한다.

하나,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마비와 헌정파괴의 책임을 지고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라.
둘, 사정기관은 박근혜 대통령과 국정농단 관련자들을 성역 없이 수사하라.
셋, 국회는 국민들의 총의를 모아 조속히 과도내각을 설립하고 조기대선을 실시하라.

* 서명교수 명단 (가나다순)
강광욱, 강사라, 강석형, 강세병, 강주헌, 고현협, 곽규진, 곽상규, 곽영신, 곽자훈,
권민상, 권민석, 권봉석, 권오상, 권오훈, 권태준, 권태혁, 기정민, 김경록, 김관표, 김명일, 김병수, 김성엽, 김성일, 김성진, 김성필, 김소연, 김용환, 김은희, 김재업, 김정섭, 김진국, 김진영, 김차중, 김채규, 김채운, 김철민, 김필원, 김하진, 나명수, 남대현, 남범석, 류동수, 류정기, 문상준, 문회리, 민경태, 민승규, 박기복, 박노정, 박성수, 박수진, 박영석, 박정훈, 박종남, 박종화, 박찬영, 박창용, 박천웅, 박철민, 배한택, 백경미, 백준상, 백충기, 서관용, 서병기, 서지원, 석상일, 선해상, 성민규, 손흥선, 송수희, 송현곤, 신관섭, 신명수, 신윤경, 신태주, 신흥주, 심성한, 심형섭, 안상준, 양창덕, 오현동, 유자형, 유정우, 유종태, 유춘상, 윤새라, 윤아람, 이근식, 이동욱, 이상영, 이세민, 이승철, 이영주, 이인경, 이자일, 이재선, 이재연, 이종원, 이종은, 이주영, 이창수, 이창영, 이창하, 이현우, 이현욱, 이호식, 이희열, 임미희, 임정호, 장봉수, 장지욱, 장지현, 장현진, 전병흡, 정경민, 정근석, 정두영, 정모세, 정연우, 정윤석, 정윤혁, 정준우, 정지범, 정지훈, 정진호, 정창렬, 정후영, 조기혁, 조범석, 조재원, 조재현, 주명종, 주상훈, 진호섭, 차동현, 최규동, 최성득, 최성열, 최원영, 최은미, 최재식, 최진숙, 한기진, 홍운기, 홍화정, 황수민, Bradley Tatar, Bright Walker
#유니스트 시국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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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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