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닭 유통금지!?집회에 참가한 한 시민이 직접 준비한 피켓을 펼쳐 보이고 있다.
박상현
서울 광화문 광장에 모인 100만 인파에 못지않게, 부산 시민의 하야를 요구하는 함성도 매우 뜨겁다.
지난 11월 12일의 함성에 복지부동 자세를 보이는 박근혜 정부에 대한 분노가 극에 달한 19일. 1차 집회보다 훨씬 더 많은 인파가 서면 쥬디스 태화 신관 앞 거리에 모였다. 대체로 질서 정연한 분위기 속에 문화 예술인의 문화제를 비롯하여 시민들의 자유발언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야에 반대하는 보수단체의 집회나 과격한 행동을 보이는 집회 참가자가 없어 현재까지 경찰과의 물리적인 충돌은 없는 상황이다.
국민의당 부산시당은 박근혜 하야를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서명을 위해 많은 수의 부산시민이 줄을 선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받은 큰 박탈감과 좌절은 다양한 계층과 다양한 직종에 두루 걸쳐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고 있다.
IT 관련 스타트업 업계에 재직중인 프로그래머라 자신을 소개한 박재영(39)씨는 대통령의 입김 한 번에 수십 억 원의 출연금을 찬조하는 대기업이, 정작 그들에게 필요한 IT사업 예산을 비상식적으로 줄이려고 갑질을 일삼고 있어 기가 찬다며, 그들을 가리켜 이번 사태를 촉발하는 데 일조한 공범이라고 주장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러려고 창조경제를 외쳤나? 박근혜 대통령이 말하는 창조경제라는 게 정녕 이런 것이냐?" 하는 그의 외침에서 IT 강국의 주인공인 많은 사람의 깊은 좌절과 분노를 느낄 수 있었다.
서면 영광도서 부근에서 만난 익명의 참가자는 정부의 창조경제 관련 국책사업으로 생색내기용 소액투자를 받아본 입장에서 느끼게 되는 소외감이 매우 크다고 했다. 그는 "말로는 규제를 철폐하고 공유경제를 실현하겠다 하지만 실상은 기득권자의 권리를 보전하기 위해 없던 규제를 명문화 하기 일쑤"라며 "대한민국에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희망을 찾을 수 없어 최근 해외시장 쪽으로 눈을 돌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중동과 북미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 확장 이후 국내 시장은 점차적으로 사업 비중을 줄여 나갈 계획이라 한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창조적인 민족에게 힘을 북돋워 주진 못할 망정 홀대하고 기만하는 현 정부에 희망은 없다"며 "이대로라면 대한민국의 아이디어와 지식이 국외로 급속히 유출될 것"이라고 힘주어 경고했다.
오후 8시부터 이곳 서면에서 동래까지 행진이 계획되어 있어 다시금 인파들 사이로 들어가 촛불을 밝힌 그들. 많은 인파와 음악으로 왁자지껄한 이곳 부산에서 보인 그들의 밝은 미소에서 역설적이게도 더욱 깊은 슬픔과 한숨이 느껴진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
공유하기
여기는 부산, IT업계 종사자도 '하야' 외친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