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의 카페들
박설화
이곳 뿐이 아니다. 멜번에 거미줄처럼 뻗어있는 일명 레인웨이스(laneways)라고 부르는 골목길들이 어쩌면 멜번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장소일 것이다. 흔히 '시티'라고 불리는 멜번 CBD(Central Business District, 금융밀집구역)는 여느 도시가 그렇듯 키 큰 건물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재미있는 것은, 그 건물들 사이사이의 좁은 골목들에 오히려 유명한 식당과 카페, 펍(pub)들이 즐비하다는 사실이다. 저녁이 있는 삶을 가진 멜번의 특성상, 오후 6시면 대부분의 상점들이 문을 닫는 관계로 상점들이 있는 레인웨이(laneway)는 조용해지지만 문을 닫기 전까지는 브런치를 하러 나온 사람들, 점심을 위해 나온 회사원들, 친구와 가족들로, 카페와 식당들의 모임으로 레인웨이는 언제나 붐빈다. 저녁이 되면 사람들이 줄을 서는 클럽들과 술집 또한 이 좁은 골목길에 숨어있는 것은 물론이다.
처음 그 사실을 인지했을 때부터 '이 도시는 골목길들을 죽은 공간으로 방치하지 않고 잘 살려냈구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말 매력적인 것은 따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