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혁 논설의원이 쓴 23일자 "'박 對 이'도 점입가경"이란 제목의 '만물상' 칼럼 중에서.
조선일보 온라인판 갈무리
시쳇말로, 애간장이 녹아 들어가나 보다. 아니 '똥줄'이 탄다고 해야 하나. 성난 민심이 정국을 주도하는 '촛불의 시대', 보수정권의 연장 가능성이 점차 줄고 있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정국에서 <조선일보> 역시 화들짝 놀라 제대로 '민낯'을 드러내는 중이다. 보수정권 연장과 야당 대권주자 흠집 내기는 여전하지만, 확실히 다급하고 시급해 보인다.
"12일 광화문 집회에 백만 명 가까이 모인 이후 야당 정치인들 사이엔 촛불 민심에 편승하려는 경쟁이 한창이다. 박·이 두 시장이 특히 두드러진다. 맨 먼저 '대통령 하야'를 주장한 것도 두 사람이었다. 그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거친 발언과 '촛불'을 의식하는 행동들을 하고 있다."
최재혁 논설의원이 쓴 23일 자 "'박 對 이'도 점입가경"이란 제목의 '만물상' 칼럼은 애교(?) 수준이다. 최근 대선주자 지지율이 급상승 중인 이재명 성남시장과 보수층의 전통적인 타격 대상이었던 박원순 시장을 대립각에 놓은 것도 어불성설이지만, 이 둘을 비판하는 근거도 우습기 그지없다.
박원순 시장은 어제(22일) 국무회의 자리에서 "국무위원 총사퇴"를 요구한 것도 모자라 서울시청 앞 광장 야외 스케이트장 공사를 하루 미뤘다는 이유로, 이재명 시장은 '세월호 7시간'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을 직무유기·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는 이유다.
최 논설의원의 표현을 빌리자면 "거친발언과 '촛불'을 의식하는 행동"이 고까웠나보다. 이 시국에 '촛불 민심'을 적극 수용하고 반영하는 야권 대선주자들이 그렇게도 못마땅한 <조선일보>. 하지만 진짜 '민낯'은 <조선일보>를 대표하는 '주필'인 김대중 고문이 선보였다. 제목부터 화끈하다. <[김대중 칼럼] 이제 '박근혜'는 과거다>.
사실, 민낯이라기보다 시꺼먼 속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할 테다. 본문에서는 제목보다 더 나아간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국정운영 방향에 참고했을지 모른다는 소문이 파다했던 그 <조선일보> 김대중 주필은 이미 박 대통령을 '죽였다'.
"어제의 박근혜는 이미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