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5묘지 기념관, 박근혜 사진 뗐다가 다시 걸어

'성격 맞지 않는다' 지적 받기도 ... 관리소 '잠시 철거' ... 시민단체 반발

등록 2016.11.25 17:17수정 2016.11.25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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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3·15민주묘지관리소가 3·15의거기념관에 걸려 있던 박근혜 대통령 대형 사진을 떼어냈다가 다시 걸어놓아 시민사회단체들이 철거를 요구하기로 했다.

창원 마산회원구 구암동 국립3·15민주묘지 안에 있는 3·15의거기념관에 박 대통령의 대형 사진이 걸려 있다. 박 대통령이 어린이들과 함께 웃는 장면을 찍은 사진이다.

기념관에 박 대통령의 사진이 걸려 있는 것은 3·15의거 성격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3·15의거희생자유족회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기 전부터 사진을 철거할 것을 요구해 왔다.

그러다가 지난 10월말경 이 사진이 철거되었다. 관리소는 박 대통령의 사진이 걸려 있던 자리에 '나라사랑 큰 나무'라는 문구와 태극무늬, 파랑새, 새싹, 나무로 구성된 심벌을 장식해 놓았다.

그리고 이같은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다음 날인 지난 18일 박 대통령 사진이 다시 걸린 것이다. 관리소가 박 대통령 사진을 떼어냈다가 다시 붙인 것이다.

 창원 마산회원구 구암동 소재 국립3.15민주묘지 내 기념관에 붙어 있는 박근혜 대통령 사진을 철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창원 마산회원구 구암동 소재 국립3.15민주묘지 내 기념관에 붙어 있는 박근혜 대통령 사진을 철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경남도민일보

<경남도민일보>에 따르면, 관리소 관계자는 지난 17일 "3·15의거희생자유족회에서 박 대통령 사진 철거를 요구해온 데다 최근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이후 기념관을 방문한 관람객의 항의가 많아 사진을 철거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사진을 다시 건 뒤, 관리소 관계자는 "앞서 있었던 항의와 다른 항의가 있어 재설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국가보훈처 관계자는 "일부 관람객이 훼손할 우려가 있어 잠시 철거해 둔 상태였다"고 밝혔다.


국립3·15민주묘지관리소는 국가보훈처 소속이다.

박근혜 대통령 사진을 뗐다 다시 걸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시민사회단체들은 반발하고 있다. '박근혜퇴진 경남운동본부'는 오는 28일 관리소를 항의방문할 예정이다.


경남운동본부 김영만 상임의장은 "그 사진은 3·15기념관의 성격에 맞지 않다. 기념관에는 어떤 대통령의 사진도 걸어서는 안된다"며 "최근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뒤, 식당에 걸어놓았던 박 대통령 사진도 떼어내는 마당에, 성격에도 맞지 않는 대통령 사진을 걸어 놓아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안승옥 3·15의거기념사업회 회장은 "사진을 다시 붙였다는 소식을 듣고 그 다음 날 관리소를 찾아가서 철거해야 한다고 공식적으로 요청했다"며 "이전부터 대통령 사진이 성격에도 맞지 않는다고 했고, 최근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상황에서는 더 그렇다"고 말했다.

3·15의거는 1960년 3월 15일 이승만자유당정권이 저지른 3·15 부정선거에 대한 항의로 일어난 시위로, 4·19혁명을 촉발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3·15의거 #국가보훈처 #박근혜 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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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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