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중구 삼덕동 박근혜 대통령의 생가터 옆에 세워져 있던 입간판이 붉은색 스프레이 등으로 훼손돼 중구청이 철거했다.
조정훈
(전국종합=연합뉴스) '최순실 게이트' 파문으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민심이 악화하면서 박 대통령 가족 '흔적 지우기'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박 대통령이 태어난 대구에서 인기가 식고 있다. 대구 대표 재래시장이자 박 대통령이 자주 방문한 서문시장 상가 곳곳에 걸린 박 대통령 사진이 사라졌다.
한 식당업주는 벽에 건 박 대통령 사진을 종이로 가렸다. 상당수 가게는 사진을 아예 떼어냈다. 박 대통령이 다녀간 충북 청주 서문시장, 울산 신정시장에도 점포에 걸려 있던 사진이 없어졌다. 민심 악화에 따른 업주 선택이다.
충남 서산 버드랜드, 광주 빛고을 노인건강타운에서도 최근 박 대통령 방문 사진을 철거했다.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국립 3·15 민주묘지 관리소'는 최근 민주화 항쟁 기념관 입구에 있던 박 대통령 방문 사진을 내렸다가 다시 걸었다.
관리소 측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뒤 이곳을 방문한 관람객 항의가 잇따르자 지난달 사진을 내렸다.
그러나 '박근혜 퇴진 경남운동본부' 등 시민단체는 사진이 다시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28일 기념관을 항의 방문했다.
이 기념관 운영을 담당하는 국가보훈처는 최근 여론이 악화했다는 이유만으로 박 대통령 사진을 내릴 순 없다고 설명했다.
제주에선 박 대통령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유산인 '5·16도로'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라산을 횡단해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잇는 1131지방도이다. 그러나 5·16 군사정변 이후 정비해 흔히 5·16도로라고 한다.
울산시 동구는 대왕암공원에 설치한 대통령 방문기념 안내판의 대통령 사진이 훼손되자 이달 초 철거했다.
대구시 중구도 지난 18일 삼덕동에 있는 박 대통령 생가터 표지판에 박 대통령 모습과 생가 안내 글을 취객이 붉은색 래커로 지우자 없앴다.
한 대학생은 이달 4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등에 스프레이를 뿌려 훼손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