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풍도 질병, 의사와 꼭 상의하세요

[서평] 한의사와 산부인과 의사가 함께 쓴 <아기 100일 엄마 100일>

등록 2016.12.02 13:29수정 2016.12.02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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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기 100일 엄마 100일> 책표지.
<아기 100일 엄마 100일> 책표지.한빛라이프
임신으로 달라진 몸이 임신 전 상태로 돌아가고, 출산으로 허해진 몸이 회복되는 산욕기를 어떻게 보내는가에 따라 여성들의 평생 건강이 달라진다고 한다.

그런데 출산 직후 6주 간의 이 산욕기를 제대로 보내기란 쉽지 않다. 산후조리,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아기 100일 엄마 100일>(한빛라이프 펴냄)은 임신 계획이 있거나, 임신 중인 예비산모들에게 '구입해도 괜찮은 책'으로 꼭 검토해보라 권하고 싶은 책이다.

10년째 산후관리사로 일하고 있는 주변인 A씨가 '요즘 산모들에게 도움 될 것 같아 소개해줬으면 좋겠다'며 권해 정독한 책이다.

"한의사와 산부인과 의사가 함께 쓴 책이에요. 근거 없는 미신이나 풍습 정도로 생각하며 무시하는 우리 전래 산후조리, 한의학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과학적인 현대의학, 이 두 입장으로 산후조리 방법들을 알려주는 책이라 좋네요. 묻고 답하는 식으로 되어 있는데, 산모들에게 많이 들었던 질문들이 많아요. 대부분의 산모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들을 많이 다뤘고요. 처음 이 책 읽는데, 야! 이런 책 괜찮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느 집에나 임신과 출산, 그리고 육아 책 한권 없는 집이 없더라고요. 그런데 샀을 때 잠깐 보고 거의 안 본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에요. 막상 별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인데, 이런 책은 요즘 산모들에게 적용되는 것이 많아 좋네요. 아마 많은 도움이 될 거예요."

그에게 추천 이유를 물었더니 이처럼 말한다. 그에 의하면 "유독 더웠던 올여름에도 땀을 흘리며 산후조리를 해야 한다는 시어른 때문에 에어컨은커녕 전기장판을 켜놓고 몸조리하며 고생한 산모들도 있다"고 한다.

책이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서양의학 지식을 바탕으로 쓴 책들이 가볍게 다루거나 다루지 않는, 하지만 출산 경험이 있는 우리나라 여성들 중 상당수가 고통을 호소하는 산후풍(산후병)에 대해 자세히 다뤘다는 것이다.


'출산 후 땀을 많이 내는 것이 회복에 좋다는 속설이 있지만 이러한 조리방법은 오히려 피해야 합니다. 출산 시 경험하게 되는 많은 출혈과 출산 후 배출되는 오로 때문에 산모들은 체내 수분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따라서 저절로 흐르는 땀은 어쩔 수 없지만 억지로 옷을 껴입거나 난방을 강하게 해서 땀을 내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산후에 노폐물이 빠져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운을 보충하고 수분을 채워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산후풍은 건강보험공단에 질병으로 등록되어 있으며 U327이라는 코드가 있습니다. 이 코드가 입력되어야 국민행복카드로 산후풍 치료비용을 지불할 수 있으므로 방문 시 한의사에게 병명 기재에 대해 문의.'


서양 여성들은 출산 직후 차가운 음료를 마시거나, 샤워를 하고 며칠 후 사회활동을 해도 아무런 탈이 나지 않는다는데, 우리나라 여성들은 왜 그렇게 출산을 힘들어할까? 대개의 일상 활동을 접는 것으로도 모자라 비싼 돈까지 들여 몸조리를 해야만 할까? 이런 의문과 함께 우리의 몸조리 문화를 다소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이유가 있다. 책에 따르면, 서양 여성들은 우리나라 여성들에 비해 좁고 작은 타원형 골반을 가져 출산 후 통증이 덜한 데다 근육량이 많고 골격도 크기 때문에 산후 회복이 빠른 편이라고 한다. 게다가 서양 아가들은 우리나라 아가들보다 머리도 작고, 몸집도 작다고 한다. 그래서 몸조리 자체가 그다지 필요하지 않고, 산후풍이란 병명 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여성들은 골격은 작은데 비해 아가들의 머리는 크고, 뼈도 훨씬 굵다고 한다. 그래서 출산 시 더 많은 고통을 겪으며, 회복도 느리다고. 몸조리를 꼭 해야만 하는 이유다. 또 몸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산후풍을 정식 질병으로 등록, 치료 지원을 해주는 이유이기도 하다.

산후풍과 일반 통증은 어떻게 다를까? 산후풍의 원인부터 산후풍의 오해와 진실, 산후풍을 치료하는 방법, "첫째 때 몸조리를 잘못해 생긴 산후풍은 둘째 출산 때 몸조리 잘하면 고칠 수 있다"와 같은 속설에 대한 명쾌한 답 등을 여러 장에 걸쳐 들려준다. 

'출산 후 복벽이 지나치게 늘어졌다면 거들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복대를 사용하는 것은 체형 회복에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산후 보양식을 먹는 것은 예전 우리 선조들의 평상시 영양 상태에 맞춘 것입니다. 옛날에 비해서 지금은 평상시에 단백질 섭취도 많이 하고, 지방도 많이 섭취하고... 예전보다 체력도 좋아졌고, 영양상 부족함도 예전만큼 심한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기름진 음식보다 소화가 잘 되고 배변 활동을 도울 수 있는 음식들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감기 예방을 하거나 가벼운 감기 증세가 있을 때는 파를 이용하는 방법도 좋은데, 대파의 흰 부분을 끓여서 먹는 총백탕은 임신과 수유 중 안전하게 쓸 수 있는 방법입니다.'

한의사와 산부인과 의사가 "현대 한국 여성들에게 가장 바람직하며 적합한 산후조리는?"이란 질문으로 접근, 가장 현실성 있으며 도움 되는 것들을 쓰고자 했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여성의 신체적인 구조와 생활 패턴, 주거 환경 등을 적극 반영, '제대로 된 산후조리'를 알려준다. 기존의 대부분의 책들이 공식처럼 다루는 여성의 몸 구조랄지, 임신으로 인한 몸의 변화와 출산 과정과 같은 이론적인 부분 둘은 모두 생략했다.

그보다는 우리나라 많은 여성들을 괴롭히는 산후풍을 비롯하여, 젖을 내고자 먹는 미역국을 비롯한 갖가지 영양식(호박즙, 잉어즙, 돼지족탕 등)이나 산후 보약의 허와 실, 현대 주택구조에 맞는 조리방법, 계절에 따른 조리방법, 첫째와 둘째 때의 조리 차이점, 사람들 사이에 떠도는 속설들의 허와 실, 다이어트 시기 등 실질적인 것들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들려준다.

출산 후 30분 이상 책을 읽거나 스마트폰 등을 보는 것으로 눈을 혹사하면 녹내장에 걸릴 위험이 많아진단다. 미리 읽으며 중요 부분에 라벨을 붙이는 방법 등으로 표시해 필요할 때 신속하게 도움 받는 지혜도 필요할 것 같다. 가급적 출산 전에 읽기를 권한다.
덧붙이는 글 <아기 100일 엄마 100일> (황덕상 | 정민형 씀) | 한빛라이프 | 2016-04-20ㅣ정가:13,800원

아기 100일 엄마 100일 - 임신 전보다 더 건강하고 예뻐지는 출산.산후조리 가이드>

황덕상.정민형 지음,
한빛라이프, 2016


#산후조리(몸조리) #아기 100일 엄마 100일 #산후풍(산후병) #산욕기 #임신과 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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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제게 닿아있는 '끈' 덕분에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책동네' 기사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지만, '동·식물 및 자연, 역사' 관련 책들은 특히 더 좋아합니다.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오늘,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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