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트식기관차가 아프트이치시로역에서 연결준비 중인 모습.
서규호
일본 시즈오카현(静岡県)의 심신산골 오이카와철도를 타고 센즈역(千頭駅)에 도착하면 푸르른 수국이 관광객들을 반겨줍니다. 예전에 운행했던 증기기관차의 차륜도 전시되어 있어 열차여행의 종착역이 아닌 또 다른 시발역으로서의 느낌도 받습니다.
오늘 소개할 열차가 출발하는 센즈역. 이곳 센즈역은 이카와역(井川駅)까지 이어지는 25.5Km의 이카와선(井川線)의 시, 종착역으로 해발 299.8m의 고지대에 위치합니다. 이 노선은 '미나미알프스아프트라인(南アルプスあぷとライン)'이란 애칭으로 불리는데 이는 이카와선이 무려 61개의 터널과 55개의 교랑으로 이루어져 일본 남 알프스의 거친 산악 지형으로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아프트라인이라고 불리는 것은 바로 나중에 설명해 드릴 아프트식 철도로 이루어져 있어서 입니다.
이곳 6번 홈에서 출발하는 오이카와철도 이카와선은 일반철도라고 하기에는 열차 모양이 좀 특이하게 생겼습니다. 빨간색의 기관차와 폭이 좁은 열차는 마치 예전 도야마의 구로배협곡에서 탔었던 토롯코열차와 흡사합니다. 예전의 나가시마댐(長島ダム)을 건설하기 위해 자재를 운송하던 철도라 객차가 그리 크지는 않습니다. 아담하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철도 여행이 지금 시작됩니다.
2014년에 있었던 대형 산사태로 중간역인 셋소쿄온천역(接岨峡温泉駅)까지만 다닙니다. 2017년 3월 복구예정으로 지금도 열심히 복구 중입니다. 오이카와(大井川) 상류를 따라 열차는 천천히 출발을 합니다. 열차가 굴곡이 많은 지역을 운행하다 보니 열차바퀴와 레일이 부딪혀 삐거덕 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얼마나 마찰이 심하면 기관차 밑에 물을 뿌리는 장치를 갖추고 있을 정도라니 과연 험한 지역을 운행하는 것이 맞네요. 하지만 밖으로 보이는 오이카와의 계곡 풍경은 이런 것을 상쇄시켜 줍니다.
열차는 달려 아프트이치시로역(アプトいちしろ駅)에 도착합니다. 해발 396m의 고산지대 입니다. 출발역인 센즈역보다 약 100여m를 더 올라왔네요. 이 역을 지나도 계속 올라 갑니다. 그런데 이 역은 정말 특이한 역입니다. 일본에서도 몇 남지 않은 아프트식으로 운행을 하는 노선입니다. (아프트식이란? 지난번 고야산 철도에서도 소개한 것으로 급경사로 인해 바퀴와 레일 사이의 마찰력이 약해져 공회전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레일 중간에 톱니바퀴를 이용해 오르게 하는 방식의 열차) 이 노선이 아마도 이카와선의 철도 여행 중 가장 하이라이트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