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남사 예담촌에 있는 <유림독립운동기념관>
김종신
'파리장서'는 1919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평화회의에 면우 곽종석 선생 등 유림대표 137명이 서명하여 대한민국의 독립을 호소한 2674자의 독립청원서다. "종석 등은 차라리 목을 함께 모아 죽음으로 나아갈지언정 맹세코 일본의 노예는 되지 않을 것입니다"라는 굳은 의지를 드러내며 끝맺고 있다. 세계 평화회의에 대한민국 독립을 호소한 '파리장서'를 주도한 면우 곽종석 선생과 137명 유림의 결기가 뿜어져 나왔다.
왼편에 '태극기를 휘날리며'라는 제목 아래 우리의 국기, 태극기 설명이 나온다. 태극문양은 음(파랑)과 양(빨강)의 조화를 상징하는 것으로 우주 만물이 음양의 조화로 인해 생명을 얻고 발전한다는 대자연의 진리를 표현한 것이다. '건, 곤, 감, 리'는 각각 하늘과 땅과 물과 불을 상징한다.
오른편 전시관 내부로 들어가면 '나라가 망했는데 선비로서 이 세상을 사는 것은 큰 치욕'이라는 '유림, 세상에 고하다'라는 큰 글자가 눈에 들어온다. 물결처럼 일렁이는 유림의 독립운동에 관한 안내 글과 사진 자료가 마음 깊은 곳에서 안으로 이끈다. 책을 덮고 일제에 저항해 의병을 일으키거나 망명길에 올라 독립운동에 투신한 500년 조선의 역사를 이끌어온 유림의 굳센 지조를 살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