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학동로 '재단법인 미르'와 강남구 언주로 'K스포츠재단'.
권우성
안 전 수석은 또 2015년 7월 24·25 양일간 박 대통령이 현대차·CJ·SK·삼성· LG·한화·한진 등 7개 대기업 그룹 총수를 면담한 뒤 '미르재단 300억' 'K스포츠 300억' 등 대기업 출연금액을 전국경제인연합에 얘기한 게 아니냐는 증인신문 내용을 인정했다.
이 대기업 총수 면담 뒤 박 대통령은 안 전 수석에 각 대기업 출연금액을 직접 말해주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 전 수석은 '현대차 30억 + 30억. (총)60억', 'CJ 30억 + 30억'이라고 적은 수첩 내용이 박 대통령이 말한 내용을 적은 것이라고 인정했다. 다른 기업에 대해 금액을 적지 않은 것은 다른 기업도 그에 준해서 하기로 했기 때문에 따로 말하진 않은 것이라고 안 전 수석은 인정했다.
2015년 10월 21일 수첩에 기재한 '미르재단 - 용의 순수어' 등의 내용과 관련, 박 대통령은 안 전 수석에 전화를 통해 '미르'라는 재단 이름을 처음 말하고 재단 임원진 명단도 직접 불러줬다고 안 전 수석은 인정했다. 또 후에 임명된 이성한 사무총장에 대해서도 '사무총장 내정자'라고 박 대통령이 직접 알려줬다고 인정했다. 미르재단은 10월 27일 설립됐고 이 사이에 삼성의 125억 원 등 대기업의 재단 출연이 이뤄졌다.
2015년 12월 26일 안 전 수석의 수첩에는 박 대통령이 '유네스코 사업'을 위해 더플레이그라운드 등 세 군데를 연결해 추진하라는 지시 내용이 있다. 더플레이그라운드는 최순실씨가 차명으로 주식 70%를 보유한 광고회사다. 이에 대해 안 전 수석은 "(박 대통령이) 전화를 해 UN에서 소녀들의 건강을 위한 주제로 연설한 게 있으니 이행하는 차원에서 미르재단과 부처들이 TF를 만들어서 추진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15년 12월 1일 유네스코 본부에서 특별연설을 했다. 정부는 관련 사업으로 'K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공기업과 최순실 회사 연결 지시, K스포츠 이사장 월급 인상도 챙겨박 대통령은 최순실씨의 업체인 더블루케이에 일감을 주는 일도 직접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지노 운영 공기업인 그랜드레저코리아(GKL)은 휠체어 펜싱팀을 창단하면서 더블루케이와 선수 에이전트 계약을 맺었다. 이에 대해 안 전 수석은 "(박 대통령이) GKL과 더블루케이를 연결을 시켜주라고 해서 GKL에 연락했다"고 증언했다.
박 대통령은 K스포츠의 설립과 운영도 꼼꼼히 챙겨준 것으로 나타났다. K스포츠재단이 설립된 2016년 1월 13일로부터 약 한 달 전인 2015년 12월 11일 자 안 전 수석 수첩에는 미르재단과 마찬가지로 운영진 내정 내용이 등장한다. 12월 20일 박 대통령이 전화로 K스포츠재단 이사장으로 정동구 이사장과 정현식 감사 등을 임명할 예정이라고 안 전 수석에 직접 알려준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1월 23일 수첩 기재 내용에는 'K스포츠를 인재양성소로 활용하라, 사무총장을 김종 (문화체육부) 차관에 연결시켜주라'는 지시 내용도 등장한다. 2월 26일 수첩 내용에는 'K스포츠 이사장의 월급이 적은데 현실화시켜주라'는 내용도 나왔다. 안 전 수석은 대통령의 발언을 메모한 것이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지시한 건 아닌 것 같다 연락을 해서 어떻게 하라고는 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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