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과 박근혜퇴진과 시민정부 구성을 위한 예술행동 위원회 등으로 구성된 '박근혜정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 법률대응 모임' 관계자들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블랙리스트 소송 원고 모집'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최윤석
이 블랙리스트로 인해 '밥줄 끊길' 위기에 처한 문화예술인들이 한둘이 아니다. 사상과 헌법상의 문제이기에 앞서 청와대와 문체부가 벌인 이 참극은 문화예술인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먹고사니즘'의 문제라 할 수 있다.
<다이빙벨>을 포함해 세 편의 세월호 다큐멘터리를 배급하면서 청와대 내사설까지 돈 다큐 전문 배급사 시네마달은 현재까지도 심각한 경영의 위기를 호소하고 있다. <다이빙벨> 논란 이후 영화진흥위원회의 배급 지원 사원에서 줄줄이 탈락한 것도 경영 위기의 큰 몫을 차지한다. 김기춘 전 실장이 '밥줄을 끊은' 문화예술계의 단면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만하다. 그렇게 블랙리스트로 인해 피해를 입은 문화예술인들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특검 수사와 언론 보도를 통하여 청와대, 국정원 등이 주도적으로 문화예술계 인사 1만여 명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사실이 드러나고 그로 인한 작품 활동 방해나 차별적 배제 등 구체적 피해 사례도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이는 국가기관이 권한을 남용함으로써 표현의 자유, 학문·예술의 자유와 인격권, 차별받지 않을 권리 등을 침해한 불법행위입니다. 국가와 책임자에게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하여 손해배상청구를 진행합니다. 본인이 블랙리스트에 올랐거나 올랐다고 추정되는 분, 그로 인하여 피해를 입은 분 중에서 민사소송 등 참여를 원하는 분은 아래와 같이 원고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 특검팀에 김기춘 전 실장을 비롯해 블랙리스트 관련자들을 고발한 것도 문화예술인 단체들이었다. '블랙리스트 버스'를 조직해 세종시 문화체육부 앞에서 1박 2일간의 투쟁을 벌인 것도 문화예술인들이었다. 블랙리스트에 대한 그들의 분노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는 상징적인 장면이라 할 수 있다.
한발 더 나아가, 문화예술인들은 직접 국가와 관련 책임자들에게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준비 중이다. 오는 31일까지 원고 참가 동의서를 모집하고, 이후 집단 소송을 벌일 계획이다. 그러면서 조윤선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중이다.
특검 조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대"한다는 조윤선 장관. 아무래도 조 장관이 말하는 진실과 문화예술인들과 국민들이 가리키는 진실은 같은 뜻이 아닌 듯하다. 그러나 분명히 진실은 밝혀지게 마련이다. 블랙리스트의 위중함을 인식하고 있는 특검팀과 문화예술인들의 결연한 의지로 이제는 밝혀질 것이고, 밝혀져야 한다. '유신 시대'와 다를 바 없이 '검열'과 '사찰'로 시계를 되돌린 박근혜 정부의 이 '문화융성' 정책에 철퇴를 내리고, 대한민국의 시계를 옳은 방향으로 돌려놓는 일의 시작이 여기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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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및 작업 의뢰는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취재기자, 현 영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서울 4.3 영화제' 총괄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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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인 밥줄 끊은 조윤선, 그 '진실' 밝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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