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도 대포폰 썼다, 청와대가 거짓말

[탄핵심판 7차 변론 ] 정호성 "보안 때문에"... 의혹제기 당시 청와대 "자중하기 바란다"

등록 2017.01.19 16:15수정 2017.01.1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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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성 전 비서관, 헌재 증인 출석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19일 오후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7차 공개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하기위해 도착하고 있다.
정호성 전 비서관, 헌재 증인 출석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19일 오후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7차 공개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하기위해 도착하고 있다.권우성

박근혜 대통령도 일명 대포폰 혹은 차명폰, 즉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명의로 개통한 휴대전화를 썼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의혹이 제기됐을 때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며 "자중하기 바란다"고 했던 청와대 대변인이 국민을 향해 거짓말을 한 셈이다. 

19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7차 변론에 증인으로 나온 정호성 전 대통령실 부속비서관은 자신과 최순실씨가 차명폰으로 연락하지 않았느냐는 국회측 대리인의 질문에 "네"라고 시인했다.

'박 대통령과 대면보고 이외에 전화 통화는 주로 업무용 휴대전화로 했느냐'는 질문에 정 전 비서관은 "주로 업무용으로도 하고, 대통령님과는 따로 직접 구두로 말씀드리는 경우가 많았고, 그리고 대통령님과도 차명폰으로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어 '피청구인(박 대통령)도 차명폰을 가지고 있었으냐'는 질문에 정 전 비서관은 "그렇다"고 답했다.

정 전 비서관은 자신과 최씨가 차명폰으로 연락한 것에 대해 "하, 이게…"라며 '보안 때문'이라는 이유를 댔다. 그는 "어느 정권이라고 얘기 안 해도 이전 정권에 도감청 논란이 있지 않았느냐.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님 하고 통화하고 이런 부분이, 딱히 도청된다는 걸 확신해서라기보다는, 위험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만에 하나를 대비해서 저희 이름으로 된 것(휴대전화)을 가지고 (연락)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 전 비서관의 증언으로 박 대통령도 차명폰을 사용했다는 게 확인됐다.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가 차명폰으로 자유롭게 연락하며 범죄를 공모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호성 전 비서관, 헌재 증인 출석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19일 오후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7차 공개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하기위해 도착하고 있다.
정호성 전 비서관, 헌재 증인 출석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19일 오후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7차 공개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하기위해 도착하고 있다.권우성

안민석 의혹제기에 청와대 대변인은 "터무니없다, 보도 자중"

이 같은 의혹은 지난해 11월 11일 이미 제기됐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긴급현안질문에서 '최순실씨 조카 장시호씨가 대포폰을 만들어 박 대통령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즉각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공식적으로 지급받은 전화기 외에 다른 전화기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이같은 거짓 해명을 내놓은 이는 정연국 대변인으로. 안 의원이 국회에서 이같은 주장을 한 직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정 대변인은 "(대통령이) 대포폰을 사용했다는 것은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며 "성형시술 의혹 제기에 이어 있지도 않은 대포폰 의혹이 제기됐다. 근거 없는 의혹 제기가 도를 넘고 있다. 자중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언론을 향해서도 "(박 대통령이 대포폰을 사용했다는) 안민석 의원 주장 중심으로 기사를 쓰고 청와대는 이렇게 반박했다는 기사가 나오지 않기 바란다"라면서 "팩트 위주로 써 달라"고 주문했다.


정 대변인이 박 대통령의 차명폰·대포폰 사용 사실을 알면서도 이같이 거짓말을 했다면 당장 사퇴를 해야 할 사안이다. 반대로, 박 대통령의 상황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사실과 다른 해명을 하고 언론에 보도를 자중해달라고 했다면 직무능력 부족으로 더 이상 '청와대의 입'의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태다.
#대포폰 #차명폰 #정호성 #정연국 #안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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