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고래생태체험관 재개장 추진, 환경단체"철회하라"

도시공단 측 '고래 자유시간 확대' 등 개선책 제시... 환경단체는 "생태학살정책"

등록 2017.01.25 18:21수정 2017.01.25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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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울산 남구청이 고래생태체험관 재개장을 발표하자 환경시민단체들이 25일 오전 남구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생태학살정책인 돌고래 수입과 비공개, 밀실행정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울산 남구청이 고래생태체험관 재개장을 발표하자 환경시민단체들이 25일 오전 남구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생태학살정책인 돌고래 수입과 비공개, 밀실행정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 박석철


고래 폐사 등 문제로 지난해 임시휴관에 들어간 울산 남구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이 "돌고래 수조 리모델링을 마치고 다음달 7일부터 새단장한 모습으로 관람객을 맞이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래생태체험관 재개장이 '부족한 돌고래의 일본 수입'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 환경·시민단체의 반발이 거세다. 당장, 환경시민단체들은 재개장 발표 하루만인 25일 오전 남구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구청은 생태학살정책인 돌고래 수입과 비공개, 밀실행정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고래생태체험관 개선책 발표에 환경·시민단체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

앞서 울산 남구청 도시관리공단 산하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이 지난해 돌고래 폐사 사실을 수개월간 은폐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고 지난 1년간 개선책을 마련해 왔다.

이에 남구도시관리공단 측은 지난 24일 언론브리핑을 갖고 "1일 4회 개최하던 '고래생태설명회'를 3회로 축소해 돌고래의 자유시간을 확대했고, 여름방학맞이 돌고래 체험프로그램인 나이트투어와 돌고래와 사진찍기 등의 체험프로그램은 폐지했다"고 밝혔다.

또한 "수족관에서의 안전사고에 실시간으로 대비하기 위해 적외선 CCTV를 추가 설치해 위험요소를 사전 차단하고, 돌고래전문 사육사들의 역량강화를 위해 선진기술을 보유한 해외 수족관에서 연수교육을 실시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돌고래의 주간 건강검진 및 혈액·호흡·변 등에 대한 검사를 확대 실시, 고래연구센터, 일본 고래박물관 등 관련기관 전문가들과 돌고래 건강관리에 대한 자문 협조체계 구축·유지 등 건강관리 시스템 강화, 고래생태체험관과 보조풀장 사이를 돌고래가 안전하고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호이스트(돌고래를 들어올려 이동시킬 수 있는 장치) 연결 등 개선책을 내놨다.


특히 공단 측은 "고래생태체험관은 해양수산부 지정, 해양동물전문구조·치료기관으로, 지난해 2월 울산 동구 방어진항에서 탈진한 큰돌고래를 구조한 뒤, 돌고래 전문 사육관리 기술을 토대로 정성껏 치료해 건강하게 방류하는 등 사회적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왔다"는 점을 내세웠다.

하지만 환경시민단체들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울산환경운동연합, 환경운동연합바다위원회, 울산시민연대, 어린이책시민연대, 동물보호시민단체카라, 동물을위한행동, 동물자유연대, 핫핑크돌핀스, 녹색당울산시당 등은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 남구청은 그동안 동물쇼용 돌고래 수입을 소리 소문 없이 내부적으로만 진행해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입 돌고래 폐사에 대해서는 '사육환경 개선'이란 명목으로 덮고 가겠다고 한다"면서 "또한 돌고래 추가 수입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지어놓은 시설을 놀리지 않기 위해서' '고래도시 남구의 이미지 확립을 위해서'라고 했다"는 지적을 내놨다.   

그러면서 "고래생태체험관에서는 그동안 8마리 중 5마리가 폐사, 63%라는 상당히 높은 폐사율을 기록했다"며 "따라서 어떤 변명과 어떤 식의 개선을 해도 이는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이다. 본질적으로 수족관의 고래는 고래본연의 모습이 아니기 때문인데 이를 애써 무시하며 '사육환경' 운운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시민단체들은 또한 "남구청이 개선 운운하는 내용인 돌고래쇼 프로그램 1회 축소와, 체험 프로그램에 동원되지 않게 하고 야간 감시용 적외선 CCTV 설치, 정기검진을 늘린다고 했지만 수족관이 하루에 수백km를 유영하는 바다환경이 되지 못한다"면서 "또한 자유로운 짝짓기와 자유로운 공중스핀 등의 본능적인 놀이를 보장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불법 포획되어 쇼에 동원되었던 남방큰돌고래인 제돌이가 2013년 방사되고 자유로운 유영이 모니터링되면서 수많은 시민들의 가슴속에 공생과 생태적인 꿈을 꿀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면서 "더욱이 이미 국제민간단체인 세계동물원수족관협회(WAZA)는 비윤리적으로 포획된 일본 다이지마을의 돌고래를 수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고 상기했다

그러면서 "남구청은 작년 9월부터 다이지마을과 수입협의를 해왔으면서도 24일 공식 발표 때까지 시민들에게 아무런 설명이나 의견을 구하지 않으면서 비공개 밀실행정의 전형을 보여준 것"이라며 "'죽으면 또 구입하는' 이런 정책은 반생태적이고 반생명적인 악순환을 무한 반복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이로써 얻는 것은 '국제적 생태학살자'라는 오명일 뿐이요 잃는 것은 '생태도시 남구'일 것"이라며 고래 수입 철회를 거듭 요구했다. 
#울산 고래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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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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