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투표권
오마이뉴스
청소년이 정치적 의사를 드러내는 걸 학교나 가정, 심지어는 국가까지도 나서서 탄압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정치적 의견을 말하고, 정치에 참여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기회 자체를 박탈당한 이들이 어떻게 정치적으로 성숙해질 수 있을까? 결국은 악순환만 부를 뿐이다.
세금이나 병역, 결혼 등을 할 수 있으니 18세 참정권을 허용해야 한다는 논리 또한 사실 마찬가지다. 그냥 저 말을 교묘히 바꿔놓은 것뿐이다. 소득이 있어서 직접세를 내는 것, 군대에 가는 것, 결혼을 하는 것 등은 보통 사회적 '어른'이 되었다는 대표적 요소로 거론되는 것들이다. 즉 18세도 '어른'에 편입시켜야 한다는 소리인데, 그건 결국 청소년 자체로써는 참정권을 얻을 수 없고, 사회가 인정한 '어른'이 되어야만 정치 참여를 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 식이라면 여전히 '어른'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권리는 뒷전이 된다.
권리는 '성인'만의 것이 아니다. '성인'이 아닌 사람들도 인간이고, 그들에게도 인권이 있다. 참정권은 단순히 투표를 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니라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권리다.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건 그들이 받는 부당한 대우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고, 어떤 삶을 살아갈 수 있을지 자신이 결정할 수 있게 하고, 그리고 그걸 사회에 요구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것은 민주주의의 활성화와 인권의 향상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미숙한 이를 성숙하게 하는 것은 '실수할 수 있는 기회'다. 고전적인 말이지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이 말은 자기계발이나 동기부여 같은 것뿐만 아니라 모든 영역에 적용되는 말이다. 우리는 실패나 실수를 통해 '성숙'해진다. 정치나 말하기, 선택은 더더욱 그러하다.
참정권의 확대는 그들이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못하느냐에 초점을 맞추어 논의되어서는 안 된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그런 흐름이 완전히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성숙/성숙에 관한 문제는 굳이 다뤄질 필요도 없으며, 애초에 모든 인간은 어느 부분에 있어서는 항상 미성숙하다.
참정권의 확대를 논의할 때는 민주주의가, 인권이 어떻게 확대되고 보장되는지를 다뤄야 한다. 그게 18세 참정권을 논의하는 것이든 모든 청소년의 참정권을 논의하는 것이든. 청소년들은 성인으로서 편입되고 인정을 받기 위한 투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 그 자체로도 인간이기 위한 투쟁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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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의 채움활동가. 법을 공부 중. 더 나은 제도를 상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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