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우는 연습> / 지은이 마스노 슌묘 / 옮긴이 김지연 / 펴낸곳 담앤북스 / 2017년 2월 10일 / 값 13,000원
담앤북스
<비우는 연습>(지은이 마스노 슌묘, 옮긴이 김지연, 펴낸곳 담앤북스)은 먼지처럼 쌓이는 근심, 물때처럼 생겨 마음을 얼룩지게 하는 일상생활 속 잡념들을 가지런히 정리할 수 있는 58가지 정리법을 소개합니다.
먼지가 더께가 지도록 수북하게 쌓이면 청소하기도 힘듭니다. 시간도 많이 걸립니다. 찌든 때는 잘 지워지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매일매일, 자주자주 청소를 해주면 별로 힘들지 않습니다. 때로는 성가시고 조금은 귀찮을지 모르지만 평소에도 깨끗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책에서 읽을 수 있는 58가지 정리법은 그때그때 정리하는 손길 같습니다. 먼지떨이 질을 하듯 가볍게 실천할 수 있습니다.
비질이나 물걸레질처럼 아주 일상적이어서 특별한 요령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무슨 뜻인지를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읽으면 그냥 가슴에 와 닿습니다.
'맞아, 이렇게 하면 돼!' 하며 공감하게 됩니다. 마음을 가리고 있었던 무지를 툭툭 털어내는 먼지처럼 가볍게 털어줍니다. '지금 이 순간을 힘껏 살아간다', '눈물이 나올 만큼 진심을 다한다', '작은 목표부터 세우고 날마다 노력한다', '비교는 자기 자신만 괴롭히는 일' 등 그냥 읽어가다 보면 어느새 가슴으로 동감하게 되는 내용들입니다.
원래 상태로 되돌아가지 않는 58가지 정리법저자와 그 주변 사람들이 살아온 이야기이고, 그 사람들이 살아가는 일상 속 이야기를 통해 스스로의 삶을 반조해보고, 스스로의 삶을 정리할 수 있는 키워드로 읽혀집니다.
현관玄關이라는 말의 어원은 '현묘玄妙하게 들어가는 관문關門'입니다. '현묘하다'는 것은 심오하고 정취가 뛰어나다는 의미입니다. 다시 말해서 현관이란 선 수행으로 들어가기 위한 관문인 것입니다. 그때까지는 건물에 현관이라는 것이 따로 없었으며 정원에서 계단을 오르면 바로 건물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 <비우는 연습> 170쪽누구나 하루에도 서너 번씩은 드나드는 현관, 그 현관조차 삶을 정리할 수 있는 키워드가 됩니다. 그냥 드나드는 현관은 공간이라는 의미만을 갖습니다. 하지만 현관이 갖고 있는 의미를 알고 나면 마음은 물론 일상까지도 추스르게 하는 현묘한 장소가 됩니다.
집의 첫 관문이 되는 현관, 그 현관이 반듯하게 정리돼 있으면 드나드는 마음도 반듯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들은 쓰레기가 쌓인 곳에 쓰레기를 버립니다. 그런 곳에는 쓰레기를 버려도 별로 티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거울처럼 깨끗한 곳에는 머리카락 하나만 떨어트려도 한눈에 확 띕니다. 그렇기 때문에 쉬 버리지 못하고, 함부로 더럽히지 못합니다. 실수로 떨어뜨린다 해도 금방 줍게 됩니다.
사람이 사는 공간만 그런 게 아니라 마음도 그렇습니다. 매일매일 정리하고, 그때그때 정리하다보면 선수행자들이나 누릴 것 같은 명상이 이미 생활입니다. 남의 이야기만 같은 선 수행 생활이 어느새 일상입니다.
대개의 사람들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건 누가 뭐래도 행복입니다. 그 행복이 비움으로 채워질 수 있다면, 비움이야말로 행복해 질 수 있는 첫걸음이자 최소한의 토대라 생각됩니다.
원래 상태로 되돌아가지 않는 58가지 정리법, <비우는 연습>을 통해 비우다보면 궁극적으로 다가가고자 했던 행복은 점점 다가오는 봄날처럼 시나브로 찾아들 거라 기대됩니다.
비우는 연습 - 원래 상태로 되돌아가지 않는 58가지 정리법
마스노 슌묘 지음, 김지연 옮김,
담앤북스,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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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좋아하는 거 다 좋아하는 두 딸 아빠. 살아 가는 날 만큼 살아 갈 날이 줄어든다는 것 정도는 자각하고 있는 사람. '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 浮雲自體本無實 生死去來亦如是'란 말을 자주 중얼 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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