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집을 든 양철수 작가님
김용만
- 반갑습니다. 작가님. 어찌보면 우연히 이 책을 보게 되었는데 상당히 충격을 받았습니다. 필리핀 사람들 사진들인데요. 필리핀과는 어떤 인연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네, 반갑습니다. 필리핀과의 인연을 말씀드리기 위해선 저의 과거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저는 군에 입대해서 스쿠버 다이빙을 배웠고 제대 후 창원에서 최초로 다이빙 반을 만들었습니다. 지역에서 다이빙을 활용한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주로 물에 빠진 시체를 건지는 일을 했지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관에서도 저희에게 많은 협조를 부탁했습니다. 저희 팀이 수색을 안 한 곳이 없습니다. 저수지, 바닷가 등에서 많은 작업을 했습니다. 거의 가정을 돌보지 못했지요.
그러다가 1995년 부산으로 넘어갔습니다. 부산에서도 다이빙숍을 했는데 98년도 부산 영도에서 시신을 인양했습니다. 해경도 하지 못했던 일이었지요. 이 일로 많은 상을 받았습니다. 가족분들을 생각하면 저에게는 영광스러운 상은 아니었습니다만 제가 할 수있는 일을 해서 사회에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사회복지사 자격증 공부를 했습니다. 이때 나의 가족도 돌보지 못하며 사회에 봉사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에 대해 많은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결국 저의 첫 번째 결혼 생활은 실패했습니다. 저의 부덕입니다.
그 후 필리핀으로 건너갔습니다. 원래는 괌으로 가고 싶었으나 괌은 저의 도움이 필요한 곳이 아니었습니다. 부유한 관광지였지요. 반면 필리핀은 그 당시에도 상당히 열악했습니다. 봉사를 위해 떠났습니다. 99년도에 필리핀으로 갔고 필요에 의해 영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당시 저에게 영어를 가르쳤던 분과 필리핀 사회의 봉사에 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2001년도에 현지에서 결혼했고 사업도 했습니다. 사업도 잘 되었고 동네 마실 다니면서 거리에서 동냥하는 애들이 불쌍해서 먹을 것을 나눠주고 그랬지요. 그땐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2010년 암에 걸려 한국에 들어와 암 수술을 했습니다. 그 후 제가 일을 돌보지 못보니 사업이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암수술은 잘 되었고 3년 6개월 전 쯤 비행기 값만 가지고 가족 모두 한국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 그랬군요. 선생님께서는 현재 필리핀의 아이들을 도우는 일을 계속 하고 계신데요. 그렇다면 사진집을 내신 이유는 무엇인가요?"별다른 이유가 없습니다. 단지 사진집이 팔리면 그 돈으로 필리핀 아이들을 돕고 싶었던 것이지요. 고맙게도 저의 지인분께서 제가 찍은 사진을 가지고 책으로 만들어 주셨어요. 감사한 일입니다."
- 현실적으로는 많은 분들께 사진집을 무료로 보내주시고 계신데 이유가 있을까요?"200여 분쯤 되는 분들께 책을 보내드렸습니다. 모두들 필리피노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신 분들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책을 알린다는 목적으로 보내드린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책들을 지역에 도서관에도 기증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여유만 있다면 액자를 만들어서 학교를 다니며 전시를 하고 싶습니다.
이 사진을 보며 우리 아이들이 필리핀에 대해서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필리핀에 어학 연수를 가는 아이들은 필리핀의 안전하고 좋은 곳만 다닙니다. 실제 필리피노의 삶의 현장인 이런 곳을 모릅니다. 홍보를 하고 싶었습니다. 우리나라 아이들이 보고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학교에서는 무료로 전시하고 싶습니다. 전시를 원하는 학교는 연락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