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권 "법원도 핵발전소 안전 인식 높아졌다"

탈핵경남시민행동 공동대표 ... 월성원전 1호기 수명 재연장 취소 판결 관련

등록 2017.02.08 09:27수정 2017.02.08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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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경북 경주 월성원자력발전소(원전) 1호기 수명 재연장 허가를 취소하라는 판결을 하자,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 취소소송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여부에 관심을 끈다.

박종권 탈핵경남시민행동 대표는 월성원전 1호기 수명 재연장 취소 판결을 높이 평가했다. 우리나라 원전 관련 소송에서 원자력안전위원회가 패소한 첫 사례라는 것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판사 호제훈)는 지난 7일 월성원전 1호기 인근 주민과 '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이 원자력안전위를 상대로 낸 '처분무효확인 등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자력안전법령에서 요구하는 계속운전을 위한 운영변경 허가사항 전반에 대한 변경내용 비교표가 제출되지 않았다"며 "월성원전 1호기의 계속 운전을 위한 안전성 평가와 그 심사를 전후해 운영변경 허가사항에 해당하는 설비 교체가 여러 건 진행됐다. 이에 대한 허가가 원자력안전위 과장 전결로 이뤄진 것은 위법하다"고 밝혔다.

또 재판부는 "원자력안전위가 계속운전의 가부를 판단하기 위한 자료인 최종 안전성 분석 보고서에는 '계속 운전 기간은 10년으로 한다'는 내용만 추가돼 있었다"며 "이 보고서에 설비교체를 위한 허가사항의 변동 내역은 전혀 기재돼 있지 않았다"고 했다.

재판부는 "원자력안전위는 계속운전을 위한 허가사항의 세부적인 변동내역을 파악하지 못한 채 의결했다"며 "적법한 심의·의결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위법하다"고 했다.

1983년 4월 준공한 월성원전 1호기는 수명 30년이 만료되자 10년을 연장해 가동하고 있다. 원자력안전위가 수명 10년 재연장을 허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경주 주민 등 국민소송단 2166명이 2015년 5월 '월성원전 1호기 수명연장 허가 무효소송'을 냈다.


"그동안 그냥 한수원 편만 들어... 이젠 안전 중시"

 박종권 탈핵경남시민행동 공동대표.
박종권 탈핵경남시민행동 공동대표.윤성효

박종권 대표는 이번 법원 결정을 크게 환영했다. 그는 "지금까지 원전과 관련한 소송이 몇 차례 있었는데, 환경단체(주민)의 손을 들어주고 원자력안전위나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패소하기는 처음"이라 했다.


그는 "그동안 보면, 법원은 원전 건설이나 수명 연장 허가에 있어 절차상 하자가 있어도 그냥 한수원 편을 들어 왔다"며 "이번에는 절차상 하자와 안전성을 철저하게 미비하기에, 법원에서 환경단체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 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법부도 원전 안전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이전에는 한번도 이런 적이 없었다"고 했다.

일본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다른 나라에서도 원전 건설이나 수명 연장에 대해 법원이 제동을 거는 사례들이 있다"며 "일본은 작년과 재작년부터 법원에서 안전을 중시하는 판결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법원도 같은 맥락으로 보여진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원전 주변에 살았다가 가족이 암에 걸려 소송을 냈던 '균도 아빠' 이진섭씨 사례도 있다. 법원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던 것"이라며 "이전에는 원전 주변 주민이 암에 걸려도 피해자가 입증 책임을 져야 하는데, 최근에는 한수원이 그렇지 않다는 입증을 하라고 했던 것"이라 설명했다.

이에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와 559명의 국민소송단이 지난해 서울행정법원에 낸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 취소 소송'도 영향을 받을지 관심을 끈다.

박종권 대표는 "신고리원전 5․6호기는 지진이 발생하는 활성단층 위에 건설되도록 허가가 났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이번 월성원전 1호기 관련 판결이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세월호 참사와 함께 많은 안전사고를 겪고 있다. 돈보다 우선하는 가치가 생명이고 안전이다"며 "원전과 관련해 안전을 택하는 법원 판결이 계속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원자력안전위가 월성원전 1호기 수명 재연장 취소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것 같지만, 가처분 신청을 내서라도 막아야 한다"며 "아울러 원전 수명 재연장을 결정한 원자력안전위에 대한 책임 추궁 절차도 밟아야 한다"고 했다.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인 박종권 대표는 85쪽에 걸쳐 '탈핵 안내서'인 <판도라, 핵 발전의 몰락>을 지난 1월에 펴내기도 했다.
#탈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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