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진 구미시장, 11일 탄핵반대 서울 집회 참석 예정

시민단체 "구미시와 시민들을 전국적 비웃음거리로 만들 것" 비난

등록 2017.02.09 18:18수정 2017.02.09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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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유진 구미시장이 지난 19일 <오마이뉴스>와 기자회견을 가졌다.
남유진 구미시장이 지난 19일 <오마이뉴스>와 기자회견을 가졌다.구미시청

남유진 구미시장이 전국 지방자치단체장 가운데 처음으로 오는 11일 서울 대한문에서 열리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반대 집회에 참석하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남 시장은 이날 오전 9시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터에서 탄핵기각 경북본부 회원 200여 명과 함께 전세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가 탄핵반대 집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남 시장의 이날 집회 참석은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를 개최하는 보수단체의 요구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서울로 상경하면서 추풍령휴게소 등 2곳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탄핵반대'를 외치는 퍼포먼스도 진행한다. 이어 행사장에 도착한 후에는 무대에 올라 '박 대통령 탄핵반대'에 대한 소신도 밝히기로 했다.

남 시장은 "지난해 12월 9일 국회 탄핵소추안 의결을 반대하는 등 탄핵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며 "박근혜 대통령 고향의 도시 시장으로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해 탄핵반대 집회에 참석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구미시장이 탄핵반대 집회에 참석하는 것은 다른 지자체장이 참석하는 것과는 의미가 다르다"며 "인간적으로 연민의 정을 갖고 참석하는 데 대해 정치적으로 해석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남 시장이 탄핵반대 집회에 참석하는 데 대해 지역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여론이 높아지자 오는 2018년 지방선거에서 경북도지사 출마를 염두에 두고 보수지지층과 노령층에게 자신의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남유진 시장이 탄핵반대 집회에 참석하기로 하자 구미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과 구미시청 공무원 사이에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구미참여연대는 9일 논평을 내고 "남유진 시장의 탄핵기각 집회 참석은 구미시민을 욕보이는 행동"이라며 "더 이상 구미시와 시민들을 전국적인 비웃음거리로 만들지 않기를 바란다"며 참석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구미참여연대는 "그동안 남 시장은 정치적 사익(도지사 공천)을 위해 박정희 전 대통령을 공식적인 자리에서 '반신반인'으로 추앙하는 과도한 우상화 발언과 1400억이 소요되는 '박정희 기념사업'에 몰두하고 있었기에 이번 집회에 참석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탄핵기각 집회가 보여주는 막무가내 식 '박근혜 옹호'가 전 국민을 우려스럽게 하고 있는 마당에 구미시장이 집회에 참석하는 것은 구미시민을 욕보이는 일"이라며 "박정희 우상화로 인해 실추된 구미시의 이미지를 더욱 추락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구미참여연대는 "남 시장은 박근혜 대통령처럼 '마이웨이', '불통' 행보를 보이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다"며 "'탄핵기각 집회' 참석은 현재 구미시가 처해 있는 위기상황을 극복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구미 시민들의 갈등만 확대시키고 전국적인 웃음거리로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구미시청의 일부 공무원들도 남 시장의 탄핵기각 집회 참석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구미시 한 공무원은 "태풍이 몰아칠 때 몸을 사리고 조용히 지나가기를 기다려야 하는데 정치적 사안에 시장이 직접 나서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남유진 #탄핵반대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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