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작살내면, 삼성 직원이 제일 좋다"

[현장]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촛불권리선언을 위한 시민대토론' 열려

등록 2017.02.18 16:52수정 2017.02.18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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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방송인 김제동씨의 사회로 '촛불권리선언을 위한 시민대토론'이 열리고 있다.
18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방송인 김제동씨의 사회로 '촛불권리선언을 위한 시민대토론'이 열리고 있다. 배지현

한파도 이곳을 점령하지는 못했다. 촛불시민의 난상토론에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고,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18일 오후 '촛불권리선언을 위한 시민대토론'이 열린 서울 장충체육관 얘기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16차 범국민행동(촛불집회)을 앞두고 촛불시민들의 목소리와 염원을 갈무리하기 위해 시민대토론회를 열었다. '촛불 정신'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토론해보자는 취지다.

토론회에는 2017명 이상의 참가자가 몰렸고, 토론을 위해 체육관 1층에 마련된 라운드 테이블에서는 빈자리를 찾기 힘들었다.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몰려, 토론회 시작이 30분가량 지연됐다.

대본 한 장 없이 헌법 전문을 외우며 진행을 시작한 방송인 김제동씨는 "오늘 이 자리의 주인공은 여러분 시민"이라며 본격적인 토론의 시작을 알렸다.

'개혁의 방향과 정신'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1부에서 마이크를 넘겨받은 시민들은 한국 사회의 교육과 노동, 재벌, 세월호 참사, 위안부 합의 문제 등을 거론하며 미래 대한민국에 대한 다양한 화두를 던졌다.

"삼성 타파는 삼성을 공중분해하자는 게 아니다"

 18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촛불권리선언을 위한 시민대토론'이 열리고 있다.
18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촛불권리선언을 위한 시민대토론'이 열리고 있다. 김성욱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을 언급하며 재벌체제 개혁을 주장한 시민 송희주씨의 발언에 큰 박수가 쏟아졌다.


송씨는 "여러분들이 원하고자 하는 법을 이룬다고 해도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지 않으면 또 다시 살아난다. 고리를 끊으려면 세습 재벌을 박살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제2의 박근혜, 제2의 X누리당이 또 나타난다. (그들이) 자기를 지켜달라고 정치권에 줄을 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제동씨가 "새로운 정권이 되더라도 그들이 늘 정치권이 입법할 때에 입김을 행사할 것이므로, 앞으로는 재벌을 견제할 법률을 만들어놓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말인가"라고 묻자, 송씨가 다시 말을 이었다.


"재벌 타파라고 하면, 여기에 호응하지 못하는 국민들이 무지하게 많다. 그래서 저는 재벌 타파라고 하지 않는다. 족벌세습 재벌, 부당한 편법 재벌 타파라고 한다. 지금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을 작살내면 삼성 직원이 제일 좋다. 이어 중소기업 하청업체가 좋고, 그 다음에 국민도 좋다."

그는 "(재벌이 깨끗한 기업 이미지로 새롭게 바뀌니까) 세계인이 대한민국을 다시 바라보게 된다. 그러면 세계 각국에서도 삼성을 유치하려고 할 것"이라면서 "삼성 타파는 삼성이 공중 분해돼 폭파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재벌체제 개혁을 비롯해 ▲좋은 일자리와 노동기본권 ▲사회복지·공공성, 생존권 ▲성평등과 사회적 소수자 차별 ▲공안통치 기구 개혁 ▲선거·정치제도 개혁 ▲남북관계와 외교안보 정책 개혁 ▲위험사회 청산 ▲교육 불평등 개혁 ▲표현의 자유와 언론개혁 등에 대한 토론이 이뤄졌다. 퇴진행동은 이날 토론 내용을 담아 3월 중에 '촛불권리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다.
#촛불권리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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