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삼겹살 1인분과 소주 한 병, 공깃밥 하나를 주문했다.
김희지
요즘 청년들의 '혼밥' 문화를 신기한 듯 보도하는 기사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사실 청년들에게 '혼밥' 문화는 신기할 것 없는 일상이다. 청년들의 '혼밥' 문화에 대해 복잡한 분석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분석들을 꿰뚫는 핵심은 '귀찮아서'가 아닐까 싶다. 무언가를 먹겠다고 사람을 모으는 게 귀찮아서, 사람들과 밥을 먹으면서 감정노동 하는 것이 귀찮아서 혼밥을 한다는 것이다. 요즘은 '혼밥'이 부끄러운 것이라는 인식도 사라지고 있어서 대학가를 비롯한 청년들이 많이 다니는 장소에는 으레 '혼밥'을 할 수 있는 식당이 생기곤 한다.
그러나 혼자 고깃집에 가서 고기를 먹는 것은 많은 혼밥의 단계들 중에서 고난이도로 꼽힌다. 우선 많은 고깃집이 혼자 먹는 분위기도 아닐 뿐더러, 혼자 먹을 때에도 밑반찬이 동일하게 깔리기 때문에 혼밥족에 대한 주인의 눈칫밥은 덤이다.
학교생활을 하며 웬만한 곳에서 혼밥을 해봤던 나에게도 '고깃집 혼밥'은 쉽게 도전하기 어려운 난이도였다. 앞에 명시한 이유로 혼자 고깃집에 들어가는 것은 민망하기도 하고 눈치가 보인다. 그래서 보통 고기를 먹고 싶으면 사람을 모으는 편인데, 보통 무언가를 먹고 싶다는 욕구는 갑작스럽게 '당장 먹고 싶다!'는 식으로 찾아오는지라 당장 같이 먹을 사람을 모으는 일도 그렇게 쉽지는 않다.
그래서 혼자 집에서라도 구워먹을까 생각해보면, 고기 구울 때 사방으로 튈 기름과 방 안 가득할 냄새를 감당할 엄두가 안 난다. 게다가 마늘, 상추, 깻잎, 고추장에 밑반찬까지 다 사야 하고, 설거지하는 것도 골치 아프고, 무엇보다 고깃집에서 불판에 굽는 맛이 안 나서 결국 포기해버리고 만다.
이렇게 혼자 고기를 먹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혼자 자취했던 2년 동안 고기를 먹고 싶다는 마음은 대개 이런 식으로 좌절되었고, 가끔 고기를 먹을 땐 보는 사람 짠하게 황홀해하곤 했다. 그런데 최근 SNS에서 한 고깃집이 화제가 되었는데, 바로 부천의 D식당이다. 혼자 고기를 먹기 좋게 되어있다는 이야기에 방문해보았다.
기본값이 '혼밥'인 1인 전용 식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