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사회학회사회적 인간이 몰락하는 현대사회의 출구는 ‘마을’일 것
정기석
그러나, 사회적 인간은 몰락했다 그런데 오늘날 사회적 동물로서, 사회적 인간은 몰락하고 있다. 사회학자 김윤태는 '사회적 인간의 몰락'을 통해 "사회적 인간이 약화되는 반면, 고립되고 원자화된 경제적 인간이 확산되는" 사회적 현상의 원인을 분석해냈다. 홉스, 루소, 스미스, 마르크스, 엥겔스, 베버, 뒤르켐 등 근대 사회사상가에서부터 프로이트, 레비스트로스, 아렌트, 푸코, 엘리아스, 아도르노, 마르쿠제, 하버마스, 부르디외, 벡, 기든스, 바우만 등 현대 사회사상가에 이르는 사회학의 사상을 종횡으로 살핀 결과다. '사회적 인간'이 서서히 몰락해가는 현대사회를 사회과학적으로 제보하고 있다.
흔히 사회학자들은 모든 개인이 사회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고 사회에 관심을 가진다고 전제한다. 또 사회를 변화시키려고 노력하는 사회적 인간이 사회를 구성하고 유지하고 운영하고 있다고 간주한다. 사회가 엄연히 독립된 실체로 존재하며, 인간의 행동을 제약하고 일정한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보이지 않는 사회의 법칙, 질서, 관습, 규범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이들은 이기적인 수많은 개인이 모여 이루어지는 게 사회라고 가정한다. 심지어 사회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단지 합리적인 행동을 하고 경제적 효용성을 최대로 추구하는 '비인간적, 반사회적' 개인만 존재한다는 것이다. 결국 우리가 사회라고 믿는 공동체는 신기루같은 허상이라는 것이다, 사회에는 무수한 개인들만 존재 할 뿐, 그 개인들은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행동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사회적 인간이 몰락한' '헬조선'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사회적 인간이 몰락한 현대사회에서 데이비드 리스먼(David Riesman)의 '고독한 군중(The Lonely Crowd)'은 공적 영역을 파괴하고 사회문제를 외면하고 정치에 무관심한 개인화되고 파편화된 사람들이다. 미국사회의 그늘에 불안과 고독감을 지니고 있는 성격 유형을 나타낸다. 리처드 세넷은 '공적 인간의 몰락'을 통해 사적 생활로 도피해 개인적 의미만 찾는공적 문화와 공동체가 해체되는 현상을 비판한다. 지그문트 바우만의 '액체 사회(Fluid Society)'는 예측과 통제가 가능한 전통 사회가 아니라 불안정성이 지배하는 액체적이고 유동적인 현대사회에 다름 아니다.
에밀 뒤르켐은 '사회분업론'에서 '기계적 연대로부터 분업에 따라 개성적이고 이질적인 개인들의 유기적 연대'로 발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합의식이 약하고 개인의식이 우월한 근대사회에서 사회적 인간의 몰락을 염려했을 것이다. 로버트 퍼트넘은 '나 홀로 볼링(Bowling alone)'에서 사회적 자본을 폐쇄성이 강한 결속형 자본과 포용성이 큰 교량(연계)형 자본으로 구분했다. 가령 성가대나 볼링클럽 같은 곳에서 다양한 사람을 포괄하는 교량형 사회적자본이 많을수록 건강한 사회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