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고 신입생들이 2일 오전 왼쪽 가슴에 '국정교과서 철회' 검은리본을 달고 입학식 전에 운동장에서 시위를 벌였다.
조정훈
오전 10시 20분쯤 김태동 교장이 입학식이 진행될 예정인 대강당으로 가기 위해 운동장에 나타나자, 학생과 학부모들은 "국정교과서 철회"를 요구하며 구호를 외쳤다. 학부모들은 김 교장을 막아서기도 했다.
김 교장이 대강당으로 들어간 뒤 학생과 학부모들이 함께 몰려 들어가자 학교는 강당 문을 걸어 잠갔다. 하지만 학생들은 "왜 못 들어가게 하느냐"는 말로 강하게 항의하며 출입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갔다.
당초 오전 10시 30분부터 중학교와 고등학교 신입생들의 입학식이 함께 진행 될 예정이었지만, 강당 안에서도 학부모와 학생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면서 중단됐다. 국민의례를 진행하던 중학생들은 소강당으로 옮겨 입학식을 치렀고 고등학생들은 교실로 이동했다.
입학식이 취소되자 일부 학생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정아무개(17) 학생은 "입학식은 설레는 마음으로 해야 되는데 교장선생님 때문에 망쳤다"며 "이런 학교에 다녀야 하는지 분통이 터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아무개(17) 학생은 "교장이 최순실과 비슷한 것 같다"며 "최순실이 나라 망치고 외국으로 도망쳤었는데 교장은 국정교과서 신청한 뒤 병가내고 도망갔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만든 것처럼 국정교과서 반대한 교사 보직을 해임한 것도 그렇다"고 비판했다.
학생들은 국정교과서를 반대하는 이유로 역사왜곡을 꼽았다. 김아무개 학생은 "우리가 배울 교과서인데 전교조나 민주노총이 반대한다고 싫어하겠느냐"며 "우리는 왜곡되지 않은 올바른 교과서로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최아무개(!7) 학생은 "우리가 연구 대상이 되는 게 싫다"며 "나중에 수능 볼 때도 피해를 입어야 하고 사회에 나가서도 손가락질 당하지 말라는 보장이 어디 있느냐. 문명고 출신이라고 하면 안 좋게 볼 것"이라고 우려했다.
학교장 입학식 파행 학부모에 책임 돌려 "우리가 옳은 정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