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방송사 사드 관련 보도 내용 비교(3/7)
민주언론시민연합
6일 밤 급작스럽게 진행된 사드 조기 배치. 과연 우리 정부의 의도가 무엇인지, 그리고 조기 배치에 문제가 없는지 당연히 따져봐야 합니다. 당장 전날까지 국회에도 알리지 않은 '발사대 비밀 반입'에 비판이 제기되기 때문입니다. 7일 방송뉴스에서 이런 점을 잘 분석했을까요?
안타깝게도 명확하게 정부가 비판받아야 할 점을 짚어준 방송사는 JTBC뿐입니다. JTBC는 2건의 보도로 정부의 비밀주의와 졸속 배치를 비판했습니다. 그나마 MBC‧SBS‧TV조선‧채널A‧MBN 등 다른 5개 방송사는 배치 부지 기반공사도 안 했다는 점, 환경영향평가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 등, 국방부도 밝힌 기본적인 문제점들을 짚기는 했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정권이 바뀌기 전에 사드 배치를 되돌릴 수 없도록 '대못 박기'를 한다는 '진짜 의도'도 모두 보도했습니다. 이번에도 문제는 KBS였습니다. 북한 관련 보도에서 유독 호전적인 태세와 기계적인 '국방부 받아쓰기'로 일관했던 KBS는 이번에도 국방부 대변인을 자처했습니다.
KBS는 사드 조기 배치의 이유와 문제점을 사실상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다고 보는 편이 맞습니다. KBS <"북핵‧미사일 심각"... 예상 넘은 신속 전개>(3/7 http://bit.ly/2na0xPQ)는 조기 배치의 이유를 짚은 보도인데 "한미 양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그만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하면서, 북한이 "미국 본토를 핵미사일 사정권 안에 넣을 수 있는 상황"이라 강조했습니다.
여기에 "북한의 반복적인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 "국내외의 정치 상황과 관계없이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따라 주한미군이 연합방위를 위해 사드를 필요로 할 경우 반드시 배치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 "방어 체계인 사드의 신속한 전개는 미국의 핵우산 제공 약속, 특히 가능한 모든 억지 수단을 제공한다는 일명 확장된 억제력 제공 공약에 따른 첫 조치" 등 주한미군과 우리 국방부의 입장만 받아썼습니다. 타사가 모두 '조기 대선을 겨냥한 사드 대못 박기'라는 정부의 의도를 밝혔지만, KBS 보도에서는 이런 지적을 찾을 수 없습니다. 또한, KBS는 다른 방송사가 모두 환경영향평가와 부지 공사를 이유로 당장 성주에 배치할 수 없음을 주지한 것과 달리 "다음 달 배치 완료"만 강조했습니다.
4. '사드 찬가' 부른 KBS... 누구를 위한 '안보 프레임'?KBS는 아예 '사드 찬가'에 가까운 보도를 내기도 했습니다. KBS <"사드, 북 미사일 즉각 타격">(3/7 http://bit.ly/2n9Zb7T)은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으로 사드를 직접 재연하면서 "고기능 장비로, 전방 120도 각도에서 탐지거리가 600~800km로 북한 전역이 감시권", "적의 탄도미사일을 추격하다가 고도 40에서 150km 사이에서 직접 타격(Hit to kill)", "미군은 사드의 경우 13번의 요격시험에서 모두 성공했다고 설명" 등 사드의 성능을 극찬했습니다. 심지어 "성주 골프장 인근 지역 주민들은 예상보다 빠른 사드 전개에 놀라워하는 분위깁니다.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일부 주민들은 내일 반대 집회를 예고했습니다"라면서 성주 민심을 왜곡하기까지 했습니다.
이것도 타사와는 매우 다른 관점의 보도입니다. MBC <주일미군 겨냥... 한국 지원 전력 차단>(3/7 http://bit.ly/2lXTFox)은 "미군의 11차례 사드 시험이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 등 단거리 미사일에서만 효과를 냈다는 점"올 보도해 '미군이 13번의 사드 요격시험에서 모두 성공'이라는 KBS와 완전히 상반된 내용을 전했습니다. KBS가 정확히 어떤 미사일을 대상으로 한 요격 시험이었는지를 은근슬쩍 빼놓고 '모두 성공했다'만 강조한 겁니다.
애초에 사드를 도입하는 한미 양국 정부의 명분은 높은 고도로 날아가는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방어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스커드와 노동 등 단거리 미사일에만 효과가 있다면 도입 명분이 사라졌음을 의미합니다. 물론 MBC의 보도는 "다량의 미사일들이 연속해서 날아오는 상황에서는 사드 한 개 포대로는 한계가 있다"는 결론, 즉 '사드 추가 배치'를 강조한 것이었습니다. 다량의 단거리 미사일이 날아온다면 사드 포대가 다량으로 있어도 무용지물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MBC의 결론도 이상하기는 매한가지입니다만, 적어도 KBS처럼 '사드 찬가'에 매몰되지는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