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이 승리했다!"10일 오전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만장일치’로 인용한 가운데, 안국역 부근에서 탄핵선고를 지켜보던 시민들이 환호하며 기뻐하고 있다.
권우성
[2신: 10일 오후 2시 40분]"우리가 이겼다. 박근혜는 구속이다." 10일 오전 11시 24분경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하자 서울 종로구 안국역사거리에 모인 촛불시민들 사이에선 일제히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일부 시민들은 북받치는 감정에 기쁨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촛불집회 초기부터 광화문을 찾아온 김권빈(56)씨는 "이제야 우리 아이들이 마음 놓고 살 세상이 펼쳐졌다"라며 "어른들이 잘못해서 생긴 이 나라, 아이들이 잘 살아가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김옥주(42)씨는 세 살 아이를 품에 안고 함께 선고 순간을 지켜봤다. 그는 "결국 진실은 침몰하지 않았다"라며 "탄핵 선고 직전에 탄핵이 기각될 수도 있다는 소문 때문에 겁먹었는데 다행"이라며 웃었다.
이날 헌재는 국회가 박 전 대통령 탄핵소추 사유에 넣었던 '세월호 7시간' 관련 부분이 탄핵소추 사유가 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 부분에 아쉬움을 표한 시민도 있었다.
손미희(51)씨는 "세월호 7시간이 대통령 탄핵 사유가 되지 못한것은 아쉽다"라며 "세월호는 왜 다 빠져야만 하는지 모르겠다"고 탄식했다. 그는 "아이들의 죽음과 세월호의 진실이 수장되지 않도록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이 인용되자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은 현장에서 '촛불항쟁승리 선언문'을 발표했다. 국민행동은 "오늘 우리는 주권자들의 승리를 선언한다"면서 "박근혜 탄핵은 변화의 시작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광장의 촛불은 지속될 것이고, 더 넓게 퍼질 것이다. 광장에서 우리는 행복했지만, 일상은 여전히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불안정한 미래, 권리 없는 일터, 차별과 경쟁의 '헬조선'이 우리가 마주한 현실"이라면서 "이 일상을 바꾸기 위해 일터와 사회에서도 촛불을 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