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차대운 이보배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 재직시절 대기업들에 지시해 친정부 성향을 띠는 보수단체들에 거액의 자금을 지원하도록 했다는 '화이트 리스트' 의혹 사건 수사가 조만간 본격화한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14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넘긴 '화이트 리스트' 사건이 '어버이 연합 관제시위' 의혹을 수사 중인 형사1부(심우정 부장검사)에 배당됐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지난 6일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청와대가 정무수석실 주도로 2014년부터 작년 10월까지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통해 총 68억원을 대기업에서 걷어 특정 보수단체에 지원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전경련은 2014년 회원사인 삼성, LG, 현대차, SK 등 대기업으로부터 지원받은 자금과 자체 자금을 합한 24억원을 22개 단체에 지원한 것을 시작으로 2015년 31개 단체에 약 35억원, 2016년 22개 단체에 약 9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혜 대상이 된 단체에는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등 친정부 시위를 주도해온 단체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청와대 관계자들이 직권을 남용해 특정 단체에 대한 활동비 지원을 강요한 것이라고 봤지만 이 사건이 특검법이 명시한 수사 대상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보고 사건 기록과 증거를 검찰로 인계해 수사하도록 했다.
앞서 검찰은 작년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가 전경련으로부터 우회적으로 자금 지원을 받고 청와대의 각종 집회·시위 지시를 받아 이행했다는 의혹 관련 고발 사건을 수사했다.
형사1부는 작년 4월 관련 고발을 접수한 뒤 의혹의 중심에 있는 청와대 정무수석실 산하 국민소통비서관실의 허현준(49) 선임행정관과 이승철(58) 전경련 상근부회장,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을 소환해 조사하는 등 장기간 수사를 벌였다.
그러나 작년 12월 특검이 출범하며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의혹과 함께 청와대의 관제데모 사주 의혹을 들여다보면서 특검 수사결과를 관망하면서 수사 속도를 조절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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