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태민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 비정규직지회장.
김영숙
"야간근무를 마치고 오전에 퇴근하면 보통 오후 1시께 자는데 요즘은 통 못 잔다. 신경 쓸 일이 많아서 그런 거 같다. 저번 주에도 감기로 낮에 응급실에 갔다가 야간에 출근하고 그 다음날 퇴근해 노조 회의를 하느라 쉬지 못했다. 때가 때인 만큼 바쁘게 움직이다 보니 무리할 수밖에 없다."한숨도 못 자고 야간근무를 한 데다 아직 감기 기운이 남아있어 안색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쉬지 못하게 하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었는데, 그는 오히려 고맙다고 했다. 노조의 상황을 독자들에게 잘 전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노조에서 제공한 자료를 보면, 이 회사의 2015년 매출액은 4350억원이고, 영업이익은 360억원, 당기순이익은 246억원에 달했다. 최근에 더욱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배 지회장은 강조했고, 이런 고도성장은 제품을 실제 생산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력이 있어 가능했다고 했다.
그러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은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만으로 동의절차 없는 일방적인 임금체계 변경, 2주 단위 12시간 주야 맞교대, 생산량을 맞추기 위한 비상근무조 운영, 강제 연차 사용, 연말 성과급 차등 지급 등 차별 대우가 만연하다고 했다.
이 회사의 사무직과 현장기술운영직은 정규직이다. 그러나 생산직 350여 명은 전원 비정규직이다. 생산직의 근로계약은 서울커뮤니케이션이나 에이치아르티시(HRTC)와 체결했지만,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주)가 작업 배치와 변경을 지시하고, 업무 지시와 감독, 근무태도 관리와 징계, 업무수행 평가, 연장근무나 휴일 등 노동시간 결정에 모든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는 제보와 증거가 넘쳐난다는 게 배 지회장의 설명이다.
배 지회장은 분명한 불법도급이고, 노조는 현재 법률적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모든 운영을 원청인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주)에서 직접 지휘했다. 내가 2011년에 입사했는데 그때도 그랬다. 2008년에 이 회사가 설립됐고, 2009년 12월부터 공장을 가동했다. 그때 입사한 조합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그때부터도 원청의 지시를 받고 일을 했다. 그런데 그때는 뭔가 잘못된 것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왜냐면, 당시 사장이 '일을 잘하면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는 말을 해, 노동자들이 열심히 일했다. 시간이 지나니까 그런 말은 없어졌고, 그 말을 했던 사장은 (주)만도로 인사이동을 했다."현장에서 같이 일하는 원청 직원과 차별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