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최순실 방지법' 공청회 참석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에 출마한 문재인 전 대표가 22일 오전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최순실 일가의 부정축재 재산 몰수를 위한 특별법 공청회’에 참석하고 있다.
권우성
문 후보는 21일 오후 6시 54분에 올린 글에서 이렇게 썼다.
"선거에서 네거티브는 늘 있어왔습니다. 그러나 네거티브는 상대를 더럽히기 전에 자기를 더럽힙니다. 저는 제기될 수 있는 모든 네거티브와 검증을 다 겪었습니다. 어떤 네거티브가 제기되더라도 제가 더 타격받을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보다는 동지들이 네거티브 때문에 되레 신선한 정치 이미지에 오점이 남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것이 저의 진심입니다."안희정 캠프의 핵심 관계자는 <오마이뉴스> 통화에서 "방송토론도 6번쯤 해보고, 캠페인이 반환점을 돌았으니 한 번 정도 소회를 밝혀야 한다고 안 지사가 판단한 것 같다. 녹화를 마친 후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굉장히 고민해서 쓴 것"이라고 전했다.
"사람을 질리게 만든다"는 등의 일부 표현에 대해서도 그는 "다르게 점잖게 표현할 방법이 없었을 거다. 그게 가장 정확한 단어이니 그걸 썼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지사의 또 다른 측근 의원도 국회에서 기자를 만나 "문 후보는 네거티브하지 말라고 하는데, 누가 누구한테 할 소리인지 모르겠다"며 "전두환 표창장 관련해 잽 한 대 맞았다고 엄살 피우고, 네거티브라고 뒤집어씌운다. '피해자 코스프레'를 자꾸 하니 참고 참았던 게 폭발한 작심발언"이라고 설명했다.
안 지사 자신도 이날 오전 전북 전주시 전북도의회 기자회견에서 자유한국당이 집중제기하고 있는 문 후보 아들의 공기업 취업 특혜 의혹과 관련 "저 또한 (저에게 제기된 의문들에) 성실하게 답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어떤 의문이라고 할지라도, 답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저에게도 자질, 도덕성, 리더십 등에 대해 많은 문제 제기가 되고 있다"며 "검증 과정에서 국민들과 언론 등 곳곳에서 제기되는 의문에 대해 다 네거티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문 후보에 대한 검증 공세를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러면서도 안희정 캠프의 관계자는 "우리도 전면전을 하자는 게 아니다. 캠프 차원에서도 과잉대응하지 말자고 주문했고, 후보도 답답하니 소회를 정리해본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캠프(더문캠)의 최초 반응은 '경악'이었다. "안 후보의 어법이 아니다. 직접 쓴 글이 맞냐"는 반응이 많았다.
그러면서도 안 후보의 글에 맞대응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문 후보는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일가의 부정축재 재산 몰수를 위한 특별법 공청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에게 "적폐 세력, 부패 특권 구조를 이겨내고 깨기 위해선 우리끼리 한 팀이 돼야 한다. 내부적으로 균열이 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더문캠은 이날 오전 첫 공동선대위원장-본부장 연석회의를 했지만 '안희정 페북'은 중점 논의 사항이 아니었다고 한다. 더문캠의 전병헌 전략본부장은 <오마이뉴스> 전화 통화에서 "맏형의 위치에서 자중자애하면서 후보간 선의의 경쟁을 해나가도록 분위기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더문캠 내부에서는 이번 사건이 안 지사의 자충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복수의 더문캠 관계자들은 "경선에 출마했던 박원순 서울시장도 연초 '문재인 = 기득권세력'으로 몰고 가려다가 부메랑을 맞지 않았나? 야권 지지층은 정권교체라는 중차대한 과제를 앞두고 분란을 일으키는 세력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 후보와 2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 캠프는 일단 안 후보의 대응이 '네거티브 캠페인'이 아니라 '후보 검증' 과정의 일환이라고 거드는 모양새다.
캠프의 정성호 총괄선대본부장은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번 공방은 근거 없는 흑색선전 아니고, 기본 사실에 기초해 후보 생각을 묻는 검증 절차로 봐야 한다"며 "본인에 대한 문제 제기를 '묻지 마라, 이건 네거티브다'는 식으로 공격하는 건 잘못된 프레임"이라고 문 후보를 비판했다. 캠프의 제윤경 대변인도 "네거티브 하지 말라는 얘기는 문 후보가 먼저 캠프와 자신의 지지자들에 요구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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