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엽 전 전시 작품(왼쪽)촛불8,2017,oil on canvas,34.8x24
(오른쪽) 광장-12, 2017,oil on canvas,80x50cm
정정엽
예전에 팥들은 붉은색을 띠었으나 최근작은 씨눈이 콩 즉 검정콩이다. 흑두와 적두는 색상이 지닌 상징에서 다른 느낌을 준다.
먹은 감춤, 덮음, 사라짐 따위를 뜻한다. 먹과 빛은 서로 맞서는 정서지만 뗄 수 없는 성질이다. 먹 없이 빛도, 빛없이 먹도 없다.
그래서 밤하늘의 별이 된다. 별은 자리가 있다. 그러나 콩-씨앗들은 아무데나 굴러다닌다. 어디서나, 아무 데서나, 여건이 맞으면 싹을 틔우과 나물이 되는 별이다.
광장의 수많은 촛불을 보았는가. 그 흐름에 몸을 맡긴 적이 있다, 군중들의 외침은 장엄한 음악이 되고 낯선 사람과의 부딪힘은 따뜻하고 유쾌하다.
촛불은 바다나 파도 같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뒤엎기도 한다. 광장에 '촛불'이 그랬다. 정정엽의 '콩-촛불'은 생명감 넘치는 자발성을 위대한 아름다움으로 확장시킨 '시' 같은 그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