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불
이상옥
무슨 소원이든 듣겠다고
축 늘어진 귓불은 어깨까지 닿은 듯
-이상옥의 디카시 <불상 측천무후>
벼르고 벼르던 낙양에 갔다. 지난 금요일(24일) 오전 10시경 정주 동역에서 고속철을 타고 낙양 용문역에 도착하는데, 약 30분 정도 걸렸다. 돌아올 때는 일반 기차로 약 2시간 소요되었던 걸 감안하면 역시 중국의 고속철은 대단한 속도다.
낙양용문역서 용문석굴로 택시로 갈까, 하다가 버스를 타기로 했다. 용문석굴로 가는 버스를 한참 기다려도 오지를 않아 먼저 시내로 들어가서 낙양 구경을 좀 하고 용문석굴을 찾기로 하고 시내로 들어가는 버스를 탔다.
중국식 발음으로 뤄양이지만 낙양이라는 지명은 한국인들에게 친숙하다. 우리 민요 성주풀이에도 "낙양성 십리허에 높고 낮은 저 무덤은 영웅호걸이 몇몇이며"로 시작한다. 낙양성 십리 밖 북망산에 묻힌 영웅호걸들을 일컫는다.
한국인들에게도 친숙한 13조 고도 낙양낙양은 13조 고도(十三朝古都), 즉 13개 왕조의 도읍이 됐을 만큼 왕조가 명멸하며 영웅호걸들이 활거하다 북망산에 묻혔다. '뤄양엔 소가 누울 자리도 없다'는 속설도 있다. 소주(蘇州)와 항주(杭州)에 살다가 북망산에 묻히는 것이 꿈이라고 할 만큼 중국에서 북망산은 명당으로 여겨진다.
낙양의 지가(紙價)를 올린다는 말도 있다. 중국 진나라 좌사라고 하는 시인이 쓴 <삼도부>라는 책이 얼마나 인기를 얻었던지, 낙양에 종이가 귀해서 종이 값이 폭등했다는 말이다. 후세에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을 낙양의 지가 오른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