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쓰시마 마트에서
김수종
사지 않은 담배에 대해 지불한 돈을 환불받았다. 한 시간 전에 계산을 했던 어르신이 얼굴을 알아보고는 "미안하다"고 하고는 바로 환불처리를 해 주었다. 미리 전화를 해 두었기에 쉽게 기억을 하고는 원만하게 처리해 준 것 같다. 다시 마트에 온 김에 필요한 물건을 조금 더 사고는 숙소로 돌아갔다.
양인수 박사와 안 박사, 사진작가인 하성인 선생과 나는 술을 간단하게 한 잔씩 하고는 오늘의 일과를 마쳤다. 내일 아침에는 조금 일찍 일어나 사스나 읍내 산책을 하기로 약속을 하고는 잠자리에 들었다.
12일 일요일 아침이 밝았다. 6시 30분에 일어났다. 세수를 하고 나니 벌써 양 박사와 안 박사가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산책을 하기로 했기에 우선은 인근의 집들을 살펴보고는 항구 쪽으로 갔다.
공학 전공인 양 박사는 집의 모양은 물론 지붕과 처마의 나무 하나하나에도 앞부분에 쇠를 부착하여 부식을 방지한 것이나, 대문과 현관의 모습도 나름 아기자기하게 조형미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마당의 조경도 특별한 점을 소상히 설명해주어서 재미난 산책이 되었다.
다시 길을 나서니 우측에 법원, 소방서, 체육관이 보인다. 인구 1000명 정도 되는 소읍에 이런 시설이 있다니, 놀라겠지만 사실 이곳은 불과 20~30년 전까지만 해도 북섬의 중심이었던 곳이다. 그리고 읍사무소와 경찰서가 있다. 바로 옆에는 작은 야구장도 있다.
그리고 강을 따라 조금 더 내려가니 멋진 집들도 보이고 언덕 위에는 마을회관도 있다. 그리고 다시 돌아서 항구방향으로 나가보니 경찰서 소유의 배와 경찰서 관사가 있다. 국토교통국에서 설치한 수준점 표석도 있고, 야마네코 조각도 있다. 야마네코를 앞에 설치한 화장실도 있다.
가로등에도 불빛이 빛나는 곳에 야마네코 모형이 있다. 정말 쓰시마는 온통 야마네코의 고장인 것 같다. 술, 빵, 과자, 소금 등등 상표도 다양하게 있는 것 같다. 사람이 정말 없는지 한 시간 반을 걸어 다녀도 별로 만나게 되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 너무 조용한 어촌이다. 그냥 시골마을을 산책한 것처럼 행복하게 걷고는 민박집으로 돌아왔다.
일요일 아침이라 숙박객이 많아서 아침을 두 조로 나누어서 먹었다. 다른 손님들은 8시에 다들 먹고, 우리 일행은 8시 30분에 식사를 했다. 어제와 같은 메뉴였지만 나는 된장국과 낫토를 밥에 비벼서 맛나게 먹었다. 와다나베 아줌마는 정갈하게 밥과 반찬을 잘하는 것 같다.
식사를 하면서 아줌마에게 가족이 어떻게 되냐고 물어보았더니, "딸이 하나 있는데, 시집가서 후쿠오카에 살고 7개월 된 손자가 하나 있다"고 했다. "무슨 일을 하냐"고 물었더니만, "그곳에서 물장사를 한다"고 했다.
아무리 직업관이 다른 일본이라고 하지만, 더 이상 물어보는 것이 이상한 것 같아서 그냥 웃고 말았다. 아무튼 재미나고 좋은 아주머니다. 나이가 나보다 열여섯 살이나 많지만 앞으로는 '누님(あねき,姉貴)'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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榴林 김수종입니다. 사람 이야기를 주로 쓰고 있으며, 간혹 독후감(서평), 여행기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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