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대선후보로 확정 된 유승민 의원이 29일 오전 서울 중구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사무실을 방문해 이 전 총재와 악수를 하고 있다.
이희훈
바른정당 대통령후보에 선출된 유승민 의원이 29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를 방문했다.
29일 오전 11시 30분께 유 후보는 서울 중구에 위치한 이 전 총재의 사무실에 들러 향후 대선 정국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이 전 총재는 유 후보를 반갑게 맞이하며 "축하한다. 경선의 새로운 모양을 만들었다는 평이더라"며 먼저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앞으로 가시밭길일 것"이라는 이 전 총재의 염려 섞인 덕담에 유 후보는 "각오했다"며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유 후보와 이 전 총재는 유 후보의 2000년 정계 데뷔 때부터 각별한 사이였다. 당시 한국개발연구원(KDI) 소속이던 유 후보를 이 전 총재가 여의도연구소장으로 발탁한 것. 이후 유 후보는 이 전 총재의 경제 참모로 활동했고, 2002년 이 전 총재의 대선 패배를 '인생 3대 사건'으로 꼽았을 정도로 그에게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두 사람은 시종일관 진진한 표정으로 이날 회담을 이어갔다. 이 전 총재는 최근 회자되는 정치권의 '제3지대론'이나 '연대론' 등을 의식한 듯 "무슨 제3지대다, 연대다, 국민들 혼란스러운데 이럴 때 나라가 가야 할 길을 확실히 제시해야 국민들도 안심할 수 있다"며 유 후보에게 "자칫 복잡한 계산 속에 빠져버리면 엉뚱한 길을 갈수도 있으니 항상 자기 원칙과 주관, 핵심 가치를 지키라"고 훈수를 뒀다. 이에 유 후보도 "저도 원칙과 명분이 중요하지, 너무 계산하는 것은 중요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화답했다.
이 전 총재는 또 근래 유 후보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TK(대구·경북) 민심을 언급하며 "사람 일이란 게 그렇다. 한때 고민이나 역경 같은 것이 지나고 보면 기회가 되고 발판이 된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안철수씨도 저렇게 '내가 된다, 내가 된다'하고 다니니까 지금 표가 모이는 것 아닌가. 재밌다(웃음)"며 타당 후보들 가운데 이례적으로 안철수 후보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날 공개 회동은 15분 정도 진행됐으며 이후 10분 정도 비공식 만남이 이어졌다. 주로 이 전 총재의 말을 경청하며 고개를 끄덕이던 유 후보는 최근 바쁜 일정 탓인지 목소리가 다소 쉰 모습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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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만난 이회창 "안철수도 '내가 된다'하니 표 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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