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국민의당 의원
정동영 의원실
- 지난해 박 전 대통령은 사드 반대하면 대안을 가져오라고 했는데. "우리는 이미 성공의 기록이 있어요. 사드는 북핵 때문이라고 했는데 북한 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한 문서가 있잖아요. 그건 9.19 공동성명인데, 미국-중국-일본-러시아-북한-한국 등 6개국이 사인했잖아요. 그 내용이 뭐냐면 '북한 핵을 포기하겠다. 미국은 적대 관계 해소하고 외교 관계 수립한다'는 게 골자예요.
그것을 정식 국제 외교 문서로 서명하고 발표됐어요. 그래서 북한 5번의 핵실험 때마다 UN 안보리 제재 결의안을 채택할 때마다 들어간 게 '북한 핵 문제는 2005년 9.19 합의로 풀어야 한다'예요. 지금도 UN 안보리는 9.19 합의가 유효하다는 걸 선언한 거예요.
그런데 박근혜-이명박 정부 9년 동안 대통령 입에서 단 한 번도 9.19 합의의 '9'자도 꺼내본 일이 없어요. 이들은 북한 핵을 해결하겠단 의지가 없는 사람이에요. 북한이 붕괴하기만을 바랄 뿐이지 북한 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사는 없는 거죠.
대안이 뭐냐 묻는다면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는 원칙을 정해야 해요. 첫째 어떤 경우에도 북한 핵은 용납할 수 없다는 '북핵 불용의 원칙'이죠. 두 번째 어떤 경우에도 한반도에서 전쟁은 용납할 수 없다는 '전쟁 불용의 원칙'이고, 셋째는 이 문제를 끈질긴 대화와 외교를 통해서 해결하겠다는 '평화적 해결의 원칙'이죠. 이 세 가지는 2005년 9.19 공동 성명 합의의 바탕이 되었던 원칙이에요. 이 3원칙을 가지고 과거 민주정부 때는 북한 핵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대응해 왔고 핵 포기라는 9.19 합의도 이끌어 낼 수 있었던 거죠."
- 이명박 정부는 '비핵 개방 3000'을 주장했는데."'비핵 개방 3000'이라는 것은 구호일 뿐이죠. 즉 핵을 포기하고 개방하면 도와주겠다고 했는데 그럼 노력이 있어야 하는데 없었죠. 비핵화하면 도와주겠다고 했지만, 실질적으로는 비핵화 안 하니 도울 수 없다며 남북 관계를 전부 끊었잖아요. 그래서 대화하지 말고, 접촉하지 말고, 협상하지 말라는 시대착오적인 3불 시대로 돌아갔죠.
아무런 교류 협력도 없고 아무런 외교적 해결 노력도 없는 건 역사적 과오라고 생각해요. 역사적 과오의 출발은 철학의 부재예요. 앞서 청일전쟁을 얘기했지만, 이 한반도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big 4'인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에 둘러싸인 지정학적 특성이 있잖아요. 그리고 그 속에서 남, 북으로 분단되었어요.
강대국에 둘러싸인 분단국의 지도자라면 우리 비극의 역사가 어떻게 됐는지를 늘 살펴보는 안목을 가지고 국가를 관리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역사의식과 철학의 부재가 지난 9년 동안 한반도 비극을 불러오고 한반도의 시계를 거꾸로 돌린 거죠."
"중국 세계 지도자가 되려면 자제해야"- 사드가 최순실 작품이란 의견도 있는데."합리적 의심은 있죠. 먼저 도대체 사드 배치 결정을 누가 했고 어떤 정책 과정을 거쳤는지 전혀 불투명해요. 연설문만 고치는 게 아니죠. 통일 대박이 최순실 아이디어라는 거잖아요. 또 개성공단 폐쇄도 검토했다잖아요. 이 어처구니없는 속에서 사드와 관련해서도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하게 돼요. 이것은 특검 수사 대상이에요.
사드를 만드는 록히드 마틴 로비스트와 최순실 또는 린다킴과의 관계를 수사해서 진상을 규명할 필요가 있어요. 왜냐하면, 박근혜 정부는 노무현 정부 때보다 100배를 수주해서 10조가 넘고 이명박 정부 때보다도 10배 많이 수주했거든요. 록히드 마틴이 가만히 있는데. 뭔가 불법적 커넥션이 있다고 하는 것은 합리적 의심의 범주에 들어가는 거죠.
두 번째로 합리적 의심의 근거는 박 전 대통령이 참모들과 회의 중 '근저당권이 뭐냐'고 물었다는 거죠. 대한민국 성인 국민 가운데 근저당권을 이해하지 못하는 국민이 몇 %나 될까요. 국가 지도자가 근저당권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에요. 거기에 더해 사회 복지와 관련해서 참모들과 토론하는 데 '왜 복지를 세금으로 거둬서 해야 하나요? 국가재정으로 하면 되지요'라고 말해 참석자들이 깜짝 놀랐다는 거죠.
근저당권을 이해 못 하고 '복지를 왜 세금으로 하냐? 국가 재정으로 해야지'라고 묻는 수준의 지도자가 사드의 고차방정식을 이해할 수 있었겠는가에서 저는 이해할 수 없었으리라고 봐요, 합리적 의심이 드는 대목이에요. 그래서 앞으로 정권 교체 후 진상을 밝혀야 할 것이 어떻게 해서 사드를 아닌 밤중에 홍두깨같이 벼락치기로 할 수 있는지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해 국정조사가 필요해요."
- 말씀하신 것처럼 황교안 총리를 비롯해 보수세력은 대선에서 안보 장사를 하려는 듯하고 중국의 보복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드는 것 같은데요. 사드 문제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이것은 굉장히 유감스럽죠. 그리고 중국은 '내가 힘이 있다'고 자신의 근육을 보여준 것이거든요. 즉 언제라도 주먹을 휘두를 수 있다는 근육질의 힘을 내보인 건데 그것은 중국으로서도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고, 우리나라로서도 중국이 세련된 국가가 아니라는 것을 본 거죠.
사드는 군사안보 문제예요. 그런데 중국은 경제적 보복과 문화적 보복을 하잖아요. 그 부분에 대해서 과거 청나라가 쳐들어왔던 조선 시대 때 병자호란, 정묘호란, 또는 고려 시대 때 몽골의 지배 등의 악몽을 떠오르게 하는 거예요. 이건 21세기 미래로 가는 과정에서 불행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중국이 조금 더 새로운 세계의 지도국이 되려면 자제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 문제의 핵심은 결국 북핵 문제예요, 중국과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긴밀히 움직여야죠. 중국으로서도 핵 문제는 두통거리예요. 중국도 북한에 비핵화를 원하잖아요. 중국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 세 가지 원칙을 가지고 있어요. 첫째 북한의 핵을 용납할 수 없다는 북핵 불용, 두 번째는 한반도에서 전쟁을 용납할 수 없다는 전쟁 불용. 세 번째는 북한 정권의 안정이 중국의 핵심 이익이라는 거예요.
세 가지 원칙 중 북핵 불용과 전쟁 불용은 우리나라와 공유하는 원칙이에요. 공통분모 위에서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하거든요. 그러면 중국과 긴밀히 협력해야 하는데 중국이 경제적, 문화적 보복을 하면 상처가 생기잖아요. 그럼 양국 관계에 굉장히 아픈 상처가 생기기 때문에 이 부분을 중국이 자제해야죠."
"열쇠는 서울에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