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석 해수부장관 "선체절단 방침 바꿀 수 있다"

세월호 현장 찾아, 김창준 조사위원장도 유가족과 첫 만남

등록 2017.03.31 20:32수정 2017.03.31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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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를 실은 반잠수선 '화이트 마린'호가 31일  목포 신항에 도착해 접안 하고 있다.
세월호를 실은 반잠수선 '화이트 마린'호가 31일 목포 신항에 도착해 접안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해양수산부가 기존 '세월호 절단 후 선체조사' 계획을 변경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선체조사위원회도 부정적인 입장인 데다 김영석 해양수산부장관도 "기존 방법이나 원칙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고 언급했다.

31일 오후 세월호를 실은 반잠수식 선박이 접안해 있는 목포신항 철재부두를 방문한 김 장관은 기자들을 만나 해수부의 '선체 절단' 방침을 변경할 수 없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김 장관은 "일단 (미수습자) 아홉 분을 수색, 수습하는 게 중요해서 안전성을 위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고려하면서도 기존의 방법이나 원칙은 얼마든지 유용성 있게 조율하면서 전문가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선체에 진입하면서 얼마든지 수정하면서 끊임 없이 불확실 요인이 있을 때마다 가장 합리적인 방안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미수습자의 수색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되면서 다른 요소들을 연계해서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 2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세월호 미수습자 유실방지대책과 전날 있었던 세월호 주변 유골 동물뼈 논란 관련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 2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세월호 미수습자 유실방지대책과 전날 있었던 세월호 주변 유골 동물뼈 논란 관련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김 장관이 '기존 계획을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고 밝힌 것은 해수부가 선체조사 업체와 '선체 절단 뒤 조사'로 계약했지만, 미수습자 가족 및 유가족들이 원하는 '선체 보존 상태에서 조사'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선체조사위원회도 선체 절단에 대해선 부정적인 상황이어서 조사 방식 변경 쪽으로 무게가 쏠리는 상황이다.

김창준 선체조사위원장 "세월호 절단, 미수습자 수습 위한 최선의 방안 아냐"

김창준 세월호선체조사위원장도 이날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과 처음 만난 자리에서 세월호 선체 절단에 반대한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유가족들이 정기적으로 세월호 선체조사를 참관할 수 있도록 최대한 힘을 써보겠다고도 약속했다.

이날 오후 철재부두 외곽 유가족 천막에서 이뤄진 김 위원장과 유가족들의 만남은 비교적 원만한 분위기에서 이뤄졌다. 이날 새벽 안산에서 출발한 60여 명의 유가족들이 텐트를 빼곡히 메웠다. 유가족들은 노란색 옷을 입고 김 위원장의 말을 경청했다. 김 위원장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거나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유가족들 앞에서 미수습자 수습을 최우선적으로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미수습자 유해를 전쟁 피해자 유해처럼 다루도록 해수부에 요청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유가족들로부터 미수습자 유해를 우선 수습해야 한다는 데에 이견이 없다고 들었다"면서 "저희가 오늘 해수부에 공문을 보냈다. 미수습자 유해발굴을 전쟁피해자 유해발굴작업처럼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정기적으로 세월호를 참관하게 해달라'는 유가족들의 요구에도 긍정적으로 답했다. 정성욱 4·16 가족협의회 선체인양분과위원장이 김 위원장에게 "하루 3차례 시간과 공간을 정해놓고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하자, 김 위원장은 "유가족들의 마음을 이해한다"며 "해수부와 잘 협의해 보겠다"고 약속했다.


 세월호를 실은 반잠수선 '화이트 마린'호가 31일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목포 신항에 도착해 접안 하고 있다.
세월호를 실은 반잠수선 '화이트 마린'호가 31일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목포 신항에 도착해 접안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 위원장은 이날 세월호 객실 절단 방식의 해수부 수습방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거듭 밝혔다. 김 위원장은 유가족과의 면담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조사위원회의 기본적 입장은 세월호 절단이 미수습자 수습을 위한 최선의 방안 아니다, (참사) 진실규명에 방해가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30일 반잠수식 선박에 올라 세월호 상태를 직접 확인한 뒤 "오늘 본 바로는 절단이 최선의 방법은 아니겠다(고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다만 '법률적인 문제로 한계가 있다'는 입장도 되풀이했다. 김 위원장은 "법률적으로 해수부와 코리아 샐비지 간에 절단을 전제로 계획을 세워놔서 어떻게 해결할지는 어려운 문제"라고 했다. 조사위는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미수습자 수습, 세월호 선체 내 유류품 및 유실물 수습과정을 '점검'만 할수 있다고 보고 있다. 수습 과정은 해수부가 주무부처이고 조사위는 점검 등의 역할을 할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반면 미수습자 가족은 조사위 측이 '너무 소극적으로 법을 해석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김 위원장은 세월호 선체 수색과정에서 수색 작업자의 안전을 위해 '로봇캠'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로봇캠은 산업용 내시경으로 사람을 대신해 먼저 투입된다. 김 위원장은 "세월호 상태가 상당히 안 좋다"며 "유해를 찾다가 수색자가 다쳐선 안 된다.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로봇캠을 이용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김영석 #해수부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 #김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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