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8월 24일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신병 입영행사가 열렸다. 입영 장병들이 거수경례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참으면 윤일병, 못 참으면 임병장'이라는 말이 회자되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런 군대에서 잘해봐야 시급 943원(병장 봉급 19만 7100원, 월 209시간 기준)을 받으며 2년여 세월을 버텨야 합니다. 강제로 징집했지만 인간으로서의 삶을 보장하지 않고, 보장할 의지도 없는 곳. 현 대한민국 군대입니다.
또 이라크 전쟁 파병을 결정해 침략군의 오명을 얻고 테러의 대상이 된 일을 잊지는 않으셨겠지요. 민주주의의 감시와 통제 밖에 있는 조직은 합리성을 상실합니다. 만 원짜리 USB를 95만 원에 사들이고 총알이 뚫리는 방탄복을 납품받는 어처구니없는 방산비리, 뒤로 물릴 수 있는데도 구태여 휴전선 앞에 청년들을 총알받이로 줄 세워 놓는 작전계획은 그런 비민주성과 비합리성의 산물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드리면, 군대를 합리적이고 민주적 통제가 가능한 조직으로 개혁하면 되는 것이 아니냐고 말씀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맞습니다. 그런 노력은 당연히 해야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에 앞서 좀 더 본질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군대를 줄일 수 없는가? 군비를 축소할 수 없는가? 주변국과 평화체제를 모색할 수 없는가?
생각해 보십시오. 현재 동아시아의 모든 정부는 서로에 대한 공포가 있습니다. 중국포위전략과 사드, 북한선제공격, 평화헌법폐기, 핵실험... 누구의 책임인지 물으며 서로를 비난할 뿐, 우리가 먼저 줄일 테니 당신들도 줄이자는 이성적 제안은 실종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될수록 전쟁의 위험만 높아질 뿐입니다. 누가 고통을 받습니까? 복지에 쓸 돈으로 사드를 운용하고, 60만 청년의 인생을 전선 앞에서 낭비하게 하는 현실에서 누가 웃고 있습니까? 단언컨대, 군대 개혁은 '평화군축'의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획일적 징병제' 폐지돼야... 징벌성 없는 대체복무제도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