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 양천구청장이 50대남의 고독사를 방지하기 위한 '나비남 프로젝트'를 설명하고 있다.
양천구제공
고독사(孤獨死), 하면 말 그대로 주변 사람이나 환경과 단절된 채 홀로 살다 외롭고 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독거노인의 이미지가 떠오를 것이다.
그러나 일반인들의 예상과는 다르게 고독사 비중이 가장 큰 세대는 50대란 통계가 있다.
실제 지난 2014년 서울시복지재단 송인주 연구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내 고독사 사망자 가운데 50대가 33%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그런 가운데 50대 남성의 고독사에 주목한 구청장이 있어 화제다. 서울시 양천구의 김수영 구청장(54)이다.
"매일 아침 출근하면 전날 관내에서 일어난 사건 사고에 대한 보고를 받는데, 이상하게 연로하신 어르신들이 아닌 홀로 사는 50대, 그것도 남성들이 많이 돌아가시더라고요. 그냥 방치할 문제가 아니다 싶어 관심을 갖게 됐죠."양천구는 지난 2월부터 40일간 관내에서 혼자 사는 50대 남성(만 50세 이상 64세 이하) 6800여 가구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생계, 주거, 건강, 일자리, 정신건강, 가족관계 등으로 나눠 들여다본 결과 지원이 필요한 가구가 404가구로 나타났다. 이중 2~3가지 이상 문제를 복합적으로 안고 있는 고·중 위험군 가구도 96곳이나 됐다.
양천구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4단계에 걸쳐 올해부터 50대 독거남들의 고독사를 예방하고 지원하는 '나비남(나는 혼자가 아니다)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조사를 거부하거나 부재중인 가구를 지속적으로 만나고 설득해 고독사 위험군이 아닌지 확인하는 절차를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지원을 요구하는 사람보다 오히려 이들이 더 큰 문제라는 인식 때문이다.
둘째, 지원이 필요한 고·중위험군을 지원할 '나비남 멘토단'을 구성해 독거남의 친구이자 이웃 또는 조력자가 되게 할 방침이다.
셋째, 복지기관, 의료기관, 소방서, 경찰서 등 유관기관과 협의체를 구성해 안전망을 구성한다. 또 '50스타트지원센터'를 설립해 일자리, 금융상담을 제공해 재기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는, 그간 멘티가 되어서 받았던 관심과 도움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도록 스스로가 멘토가 되어 보는 역할 전환을 유도한다.
그 자신이 사회복지학 박사이기도 한 김 구청장은 "한 번 쓰러지면 재기가 어려운 패자부활전이 막힌 사회에서 고독사 문제는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가 집약돼 있다"며 "양천구가 처음 시작하는 50대 독거남에 대한 관심과 정책이 나비효과처럼 전국적으로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구청장을 'I.인터뷰.U'의 두 번째 손님으로 초대했다.